대낮 피트니스 센터서 한인이 한인 총격 살인
지난 20일 버지니아주에서
운동중이던 피해자에 접근
정조준해 최소 6차례 총격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경찰국(FCPD)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시30분쯤 레스튼 지역 선라이즈 밸리 로드 선상에 있는 골드짐(Gold's Gym)에서 하태희(43·영어명 스티브)가 최형준(31)씨를 총으로 쏜 후 도주했다. 현장에서 달아났던 용의자는 경찰 추적 끝에 8시간 만에 검거됐다.
FCPD 켄트 베일리 캡틴은 “피해자와 용의자 모두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있었다”며 “용의자는 피해자에게 다가가 그를 정조준한 자세(targeted stance)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베일리 캡틴은 “용의자가 다른 사람에게 총격을 가하지는 않았다”면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총기 난사가 아니라 피해자만을 노린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경찰은 헬기와 K-9 경찰견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하태희를 검거했다. 아직까지 경찰은 용의자와 피해자가 서로 아는 사이였는지 여부나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범행 직전에 다툼이 있었는지, 두 사람 간 갈등이 계획 살인으로 이어졌는지 등의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범행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폴 제이콥슨은 “범인과 불과 20피트 정도 떨어진 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왼쪽에서 총성이 들렸다”면서 “범인이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 후 본능적으로 밖으로 피신했는데,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난무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 케빈 캠벨은 “용의자가 피해자에게 최소 6발을 쐈다. 첫 총성을 듣고 고개를 돌렸을 때도 용의자는 계속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면서 “총을 쏜 용의자가 밖으로 뛰쳐나간 뒤 나와 다른 사람들이 피해자를 돕기 위해 달려갔다. 나는 피해자의 머리를 잡았고 다른 여성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의료진에게 연락하라고 소리쳤다. 피해자의 얼굴이 선명하다.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최씨의 링크드인 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서울 출신으로, 지난 2017년 매릴랜드 대학교를 졸업했고 현재까지 조경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사건이 발생한 체육관은 지난해 문을 열었다. 피해자 최씨와 용의자 하태희는 정규 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짐 CEO 매트 클리포드는 21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저희 팀과 체육관 커뮤니티에 큰 충격이며, 여전히 상황을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하태희에게 총기사용과 2급 살인혐의 등을 적용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하태희에게 1급 살인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국은 주민들에게 이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제보(703-246-7800)를 당부했다.
장수아·김경준·정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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