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트렌드] 보바티 목사님 사건과 반성
2년 전 일어난 보바티 목회자 사건이 최근 다시 재조명 되면서 인터넷과 유튜브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애틀랜타 지역 한 목회자가 보바티 가게에서 보바티를 주문했는데 너무 써서 맛이 없어서 불만을 제기하다 소란을 피워 경찰까지 출동한 것이다.
이 목회자는 직원에게 보바티를 먹어 보라며 던지는 시늉까지 하였다고 한다. 경찰이 출동한 이후에도 의사인 딸이 와서 통역하는 가운데 자신이 의사이니 가르치지 말라며 경찰에게 말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겨있다.
한인 목회자가 억울하다는 말에 동의하는 바도 있지만 그렇다고 목사라는 사람이 음료 한잔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고 나이 어린 여자 직원에게 육두문자까지 하면서 핏대를 세울 일인지 의문이다. 미국 유튜버들이 이 사건을 다루면서 미국 사회에 논란이 커졌다. 최근 한인 유튜버들까지 재조명하면서 한인사회에도 알려지게 됐다.
최근 그 목회자가 한인 유튜버에게 경찰 보디캠 영상을 내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유튜버는 목회자라는 사람이 억울해도 그러면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 목회자는 의사인 딸이 인터넷 댓글 때문에 우울증이 걸릴 정도라고 했다. 이 유튜버는 그러면 한인 보바집 여자 직원은 울려도 되느냐는 반박을 하면서 인터넷에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런 일이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영상을 보면 경찰도 얼마나 짜증 나고 한심했는지 목회자에게 어른답게 굴라는 말까지 했다. 얼굴이 뜨거워질 지경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라는 예수의 말씀이 무색하다. 교회 안에서만 빛과 소금으로 살면서 세상에서는 진상으로 사는 크리스천이 얼마나 많은가. 한인 1세들이 이민 와서 주류사회에서는 인정받기 힘드니 교회에서 주는 직분으로 그나마 조그만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한인사회라는 조그만 울타리에 갇혀서 ‘목사님’ ‘장로님’ 하면서 목에 힘을 주고 다닌다고 우리가 미국사회에서 얼마나 빛과 소금으로 사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반성하자. 목사라는 직업은 어려운 직업이다. 말씀을 살아내는 모습을 성도에게 보여야 하는 직업이다. 물론 눈에 안 보이게 헌신하고 몸소 예수님의 삶을 보이시는 목회자가 더 많은 줄 안다.
한인사회에는 단체들이 많다. 다들 한 자리씩 하면서 목에 힘주고 명예욕에 빠진 이도 많지만, 진심으로 한인사회와 주류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분들도 많다. 요즘은 K 문화로 인해 전 세계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기회다. 미국도 선교지다. 선교는 못 할망정 시험 들게는 하지 말자. 나이만 든다고 어른이 아니다. 성인들이 무조건 대접받을 생각보다는 젊은이들을 섬기고 모범을 보이는 멋있는 ‘어른’이 되기를 희망한다.
jay@jnbfoodconsulting.com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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