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살을 에는 추위
다음 중 바르게 표현된 것은?㉠ 살을 에이는 추위
㉡ 길을 헤매이었다
㉢ 날이 개이었다
㉣ 면도날에 턱이 베이었다
한국의 겨울은 추울 때는 바깥 공기를 좀 쐬면 정말로 살이 따가울 정도다. 이런 경우 ㉠처럼 ‘살을 에이는 추위’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칼로 살을 도려내는 듯한 추위라는 뜻이다. 하지만 ‘에이는’이 아니라 ‘에는’이 바른 표현이다. ‘에이다’가 아니라 ‘에다’가 기본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살을 에는 추위’라고 해야 한다.
‘㉡길을 헤매이었다’는 어떨까? 이 역시 ‘헤매이다’가 아니라 ‘헤매다’가 기본형이므로 ‘길을 헤매었다’고 해야 한다. 줄임말도 어려운데 ‘헤매었다’는 줄이면 ‘헤맸다’가 된다.
‘㉢날이 개이었다’도 비슷한 형태다. 날씨가 맑아지다는 뜻의 단어는 ‘개이다’가 아니라 ‘개다’가 기본형이다. 따라서 ‘날이 개었다’고 해야 한다. ‘개었다’를 줄이면 ‘갰다’가 된다. ‘개였다’는 ‘개이었다’의 줄임말이므로 틀린 표현이다.
그렇다면 ‘㉣면도날에 턱이 베이었다’는 어떻게 될까? 이는 맞는 표현이다. 무엇을 끊거나 자르다는 뜻을 나타내는 단어는 ‘베다’가 기본형으로 “칼로 나무를 벴다” “낫으로 벼를 벴다”처럼 쓰인다. ‘베이다’는 ‘베다’의 피동형으로 ‘㉣턱이 베이었다’처럼 사용된다. 줄면 ‘턱이 베였다’가 된다. 따라서 정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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