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모녀 피살-덴버 주택 침실서 숨진 채 발견
남편인 레지스대학 부교수 1급 살인혐의로 체포
덴버 경찰국과 체포 진술서(arrest affidavit)에 따르면, 마이클버스트는 지난 29일 오전 7시쯤 덴버 시내 3200대 노스 시라큐스 스트리트에 있는 자택에서 911에 전화를 걸어 부인 김씨가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온 채 바닥에 쓰러져 있으며 딸은 숨을 쉬지 않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후 김씨는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고 여자 아기는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수사관들은 김씨가 넘어져 다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둔기에 맞은 듯한 상처가 얼굴과 머리에 보였으며 마이클버스트의 손가락 마디에서 멍과 피, 가슴과 목에서는 긁힌 상처를 발견했다. 영아의 몸에서는 별다른 상처가 발견되지 않았다. 희생자들의 정확한 사인은 덴버 검시소에서의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수사관들은 마이클버스트의 집 쓰레기통과 빨래 건조기에서 피 묻은 장갑을 발견했는데, 범죄 현장이 조작된 것으로 보이며 누군가가 피를 닦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클버스트는 경찰 진술서에서, 소파에서 잠을 자다 일어나 침실로 들어가 쓰러진 김씨와 아기를 발견했으며 수사관들에게 김씨가 침실 계단 사다리에서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손가락 마디에 난 멍이 피부 변색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자주 가려운 건선(psoriasis)을 앓고 있기 때문에 아내가 가끔 그의 몸을 긁어준다고 진술했는데, 담당 형사가 그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자 가끔은 잠결에 자신이 직접 건선 부위를 긁는다고 말을 바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마이클버스트는 수사관들에게 아기가 평소보다 더 까다로웠으며 2021년 첫 아이가 사망한 이후 부부가 우울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 김씨와의 관계가 “좋았다”고 진술했다. 숨진 두 영아 모두 사망당시 생후 3개월이 채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원 기록에 따르면, 마이클버스트는 콜로라도에서 교통위반(과속) 외에는 범죄 전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1일 덴버 검시국 에밀리 윌리엄스 공보관은 본지에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며 “자세한 정보가 나오게 되면 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레지스 대학은 1일 현재 마이클버스트의 소개 페이지와 이력을 모두 내렸다. 마이클버스트는 지난 2014년부터 해당 대학에 영문학 부교수로 근무해왔다.김씨의 페이스북에는 남편인 마이클버스트와 한때 다정하게 찍은 사진들이 지난 2012년부터 올라와있다.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된 사진은 2022년 7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또한 김씨는 평소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2010년에 첫 영상을 시작으로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해당 채널은 지난 2022년 5월 27일에 올린 피아노 영상을 끝으로 더이상 영상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는 유튜브에 “작년 가을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 피아노 연주를 포함해 내게 기쁨을 주던 일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며 “몇 주 전, 마침내 건반의 먼지를 털어내고 아들을 잃은 후 처음으로 노래를 녹음했다”고 썼다.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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