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 사건 미국 역사에 기록 남겨 기뻐”
인터뷰 줄리 하 공동감독
에미상 최우수 다큐 후보
‘이철수에게 자유를’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제45회 뉴스&다큐멘터리 에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Best Documentary)’, ‘뛰어난 역사적 다큐멘터리(Outstanding Historical Documentary)’, ‘뛰어난 홍보물(Outstanding Promotional Announcement)’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이다. ‘뛰어난 홍보물’ 부문은 다큐멘터리 독립렌즈 필름 티저용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1973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발생한 총격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았던 21살의 한인 이민자 이철수의 삶과 경찰과 사법부가 자행한 인종차별에 맞서 ‘이철수 구명운동’을 벌인 한인과 아시안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문 매거진 코리앰 저널의 편집장 출신인 줄리 하 감독과 뉴욕타임스 등의 영상을 제작했던 유진 이 감독이 공동감독·연출한 이 영화는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사건 기록을 꼼꼼히 챙기면서도 이철수라는 인물을 통해 커뮤니티에 주는 메시지를 묵직하게 담아내 주류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국에서 개봉하기도 했다.
줄리 하 감독은 지난달 26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화가 너무 많이 와 정신을 차릴 수 없다”면서도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도록 소중히 보관해온 사진과 필름, 기록 등을 기꺼이 제공해준 한인 커뮤니티에 공을 돌린다”고 팀을 대신해 인사말을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감은.
“에미상 후보로 1개도 아닌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쁘고 감격스럽다.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팀은 ‘작은 영화가 해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를 공동 감독/프로듀스한 유진 이 감독에게 가장 감사하다. 또 함께 한 수 김, 진 시엔, 소나 조 프로듀서 등 팀원들도 빼놓을 수 없다. 후보에 올랐으니 상을 하나만이라도 받았으면 하는 욕심이 조금 있다. (웃음) 결과가 너무 기대된다.”
-하 감독에게 에미상 후보가 됐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전 세계가 우리 영화를 알게 됐다는 점이다. (웃음) 솔직히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가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우리 한인과 아시안들의 역사가 미국 역사에 길이 남고 기억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 후보에 이름이 올라간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동기는.
“살인죄를 뒤집어쓴 청년 이철수가 무죄로 석방되는 데까지 무려 6년의 세월이 걸렸다.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아시안 커뮤니티의 단합된 힘과 목소리로 정의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이철수는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아시안 아메리칸의 중요한 역사다. 그런데도 그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묻혀있었다. 우린 그걸 그냥 놔둘 수 없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영화 제작에 꼬박 6년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자료 찾는 게 막막했는데 한인 커뮤니티의 도움이 컸다. 중앙일보를 비롯해 당시 신문 스크랩, 사진, 비디오 등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분들이 많았다. 이분들의 기증이 없었다면 이렇게 좋은 영화를 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커뮤니티가 영감을 주었고 가능하게 했다. 팀을 대표해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한인 커뮤니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팀은 선댄스 영화제부터 PBS의 ‘인디펜던트 렌즈’로, 그리고 지금은 에미상 후보 지명까지 놀라운 일을 경험하고 있다. 이 모든 여정을 통해 이철수와 또 그가 한인과 아시안 커뮤니티에 영감을 준 대담하고도 용기있으며 정의로운 운동이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 영화가 새로운 세대에게 정의를 위해 맞서고 오늘날의 ‘이철수’를 도울 수 있는 영감을 주길 기대한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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