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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Body Language

오래간만에 만나면 얼굴부터 쳐다본다. 나이 든 사람들은 금방 상대방이 건강한지 안다. “아직 그대로이시군요” 하면 건강하게 보인다는 의미이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어디가 아픈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보디 랭기지는 단순한 동작의 언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얼굴을 보면 얼마나 늙었는지 짐작할 수 있고, 자세와 걸음걸이를 보면 건강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배가 많이 나오고 뚱뚱한 사람보다 약간 말라 보이는 사람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흰 머리가 많으면  늙어 보이지만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에는 Verbal Communication과 Non-verbal Communication이 있다. 보디 랭기지는 말로 표현하지 않는, 표정, 사람과의 거리, 시선, 자연스러운 웃음과 억지 스마일, 음성이 주는 느낌 등 총체적인 것을  의미한다.  
 
대통령 선거 TV 토론에서는 보디 랭기지가 정책 논쟁보다 유권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 1960년 케네디-닉슨 토론을 라디오로 들은 사람들은 닉슨이 이긴 줄 알았다고 한다. TV를 본 사람들은 케네디는 건강하고 날카롭게 보였는데 닉슨은 식은땀을 흘리며 당황해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유권자들은 복잡한 정책 차이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후보가 주는 이미지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사퇴의 결정적 계기는 그의 처참할 정도로 약한 모습을 노출한 TV 토론이었다. 바이든은 힘없는 쉰 목소리, 초점 잃은 표정, 문장을 연결하지 못할 정도로 더듬거렸고, 단상에서 갈팡질팡하는 불쌍한 모습을 5000만 미국인들에게 보여 주었다. 바이든은 결국 민주당 지도자들, 후원자,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의 비판에 쫓겨나는 굴욕을 감수해야 했다. 그의 보디 랭기지는 그의 나이, 스태미나, 정신건강 상태가 선거운동은커녕 남은 임기를 맡기는 것조차 불안한 느낌을 주었다. 민주당 후보 지명이 확실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앞으로 있을 TV 토론에서 훨씬 강한 이미지를 줄 것이고 선거전은 예측 불가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케이션은 모든 종류의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하는 능력이다.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 주어진 지식이나 정보를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하는 능력은 컴퓨터가 대신할 수 없다. 그래서 큰 기업들은 소통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CEO로 영입한다. 한인들의 비즈니스와 단체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고 소통력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본다. 요즘은 업소마다 한인 고객을 넘어 다민족 고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영어 구사력을 포함한 좋은 소통, 보디 랭기지는 성공의 주요 요인이 된다.  
 
개인적으로도 사람 전체적으로 주는 이미지는 중요하다. 여자분들은 얼굴 화장, 옷차림, 표정 관리가 중요해 어떤 사람들은 거울을 보면서 훈련을 한다. 얼굴을 보면 어느 정도 사람을 알 수 있고 말하는 것을 보면 진실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진실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최복림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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