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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취약가정의 외침 “정부 대체 뭐하나”

자택 돌봄 혜택 대기자 5000명
신청자 급증에 한때 접수 중단
혜택 확대 방침에도 적체 심화
월별 승인 제한·인력난도 가중

희귀병 환자 돌봄 가족들 고통
보험 커버안돼 파산 사태까지
자택 돌봄, 요양시설보다 저렴
인력 충원·심사 신속 처리해야

 

원문은  LA타임스 7월30일자 ‘Long, frustrating waits for home care persist despite California expanding program’ 제목의 기사입니다.

라일라 아부에바이드가 보조호흡기를 단 5살 난 아들을 안고 있다. 그녀는 24시간 도움이 필요한 아들을 돌보는 일과 직장을 병행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일라 아부에바이드가 보조호흡기를 단 5살 난 아들을 안고 있다. 그녀는 24시간 도움이 필요한 아들을 돌보는 일과 직장을 병행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일라 아부에바이드는 밤새도록 5살 아들의 숨을 확인해야 했다.
 
아들 사이피딘은 희귀하고 심각한 신드롬을 앓고 있기 때문에 걷지 못한다.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아들은 24시간 모니터링을 해야한다. 한때 간호사들이 집에서 그의 돌봄을 도왔으나, 지난 몇 달 동안 그 일은 대신 엄마의 몫이 됐다.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는 엄마 아부에바이드는 직업과 아들 돌봄을 병행하기 버겁다.
 
아부에바이드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잘하고 있지 않다”며 “아들이 받아야 할 정부 서비스를 위해 때로 주정부에 구걸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아부에바이드는 가정 및 지역사회 기반 대체 프로그램(Home and Community-Based Alternatives·HCBA) 웨이버를 통해 의학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집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메디케이드(Medicaid) 혜택을 기다리고 있는 수천 명의 가주민중 한 명이다.
 
HCBA에 대한 수요는 정부의 당초 예상치를 훨씬 초과했다. 작년 여름 프로그램 등록자 수가 한계에 도달하자 주정부는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 이에 장애 권리 옹호자들과 가족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정부는 점진적으로 4년 동안 7200명의 신규 등록자를 추가해 동시에 16000명 이상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방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수천 명의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여전히 승인 대기 중이다. 가주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월 현재 4900명 이상이 기다리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세대를 아우르는 돌봄(Caring Across Generations·CAG)의 니콜 조릭 국장은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노인 혹은 장애인들이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간병은 온전히 가족의 몫이 된다”면서 “일부는 대안이 없어 요양 시설에 입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정부가 수혜자 확대 방침을 밝혔지만 장애 권리 옹호자들은 몇 년이 걸린다 해도 적체된 기존 대기자 조차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바 있다.
 
지난해 가을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라 샤닉은 “주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전거 사고를 당한 그녀의 남편은 밤에 욕창을 예방하기 위해 돌아누워야 하는 등 24시간 간호가 필요하다.
 
자택에서의 장시간 간호는 일반적으로 개인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요양 시설에 보내거나 스스로 돌봐야 한다.  
 
아부에바이드의 개인 보험도 아들의 간호를 커버할 수 없다. 그는 이전에 캘리포니아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인 메디칼을 통해 지원을 받았지만, 나중에 혜택을 잃었다.
 
의학적으로 취약한 아동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레타 리틀 미라클의 케이틀린 애쉬튼 국장은 “장기적인 의학적 케어를 자비로 지불한다면 백만장자라도 파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HCBA 웨이버에 접근할 수 없는 많은 이들에게 유일한 선택은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직접 가족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정부 관계자들은 추가된 자리로 올해 약 1만800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 가족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점은 대기자 적체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음에도 6월 현재 1500개 이상의 HCBA 자리가 비어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먼저 주정부가 현재 매달 약 200개의 자리만 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정부 관계자는 “모든 자리를 한 번에 열면 처리해야 할 신청서가 급증하면서 주정부와 신청서를 접수하는 지역 기관 모두에게 행정적 적체가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적체된 신청서조차 검토할 자원, 특히 직원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신청서 검토에 배당된 간호사는 7명이다. 그 중 2명만이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대기 명단을 관리하는 직원은 4명이다. DHCS측은 지역 기관과의 일정 조정 문제로 승인 과정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가주장애인권리협회(Disability Rights California)와 고령화시대정의(Justice in Aging)과 같은 단체를 분노케 했다. 나넷 바라간 연방 하원의원은 “개빈 뉴섬 주지사에게 가능한 한 빨리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검토 인력을 배치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 프로그램에 인력을 충원하면 장기적으로 주정부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정부 자료에 따르면, 가정에서 이러한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요양원으로 옮기는 것보다 비용면에서 훨씬 저렴하다.  
 
캘리포니아 보건복지부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요양 시설의 평균 비용이 환자 1인당 연간 13만4000달러 이상인 반면, 프로그램의 비용은 약 5만3000달러다.
 
전 가주의원이자 아크오브캘리포니아(Arc of California)의 공공 정책 담당인 짐 프레이저는 “우리는 종종 동전을 주으려고 지폐를 밟고 있는 줄 모른다”며 “장기적인 비용 절감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HCBA 프로그램 신청자의 40%는 요양 시설 거주자가 아니라 기존 자택 거주자다. 아이오와주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HCBA 웨이버 같은 프로그램을 신청한 노인들이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내 요양 시설로 보내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해 신체적으로 더 빨리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병목 현상은 또한 의학적으로 취약한 노숙자 지원노력도 저해하고 있다고 옹호자들은 말했다. 노숙자 지원단체인 카디아 헬스의 알렉시스 체티아 CEO는 “우리가 돕고 있는 노숙자들 상당수가 집에서 지내기에는 너무 아프고, 요양원에서는 종종 그들을 받아주지 않는 처지”라고 말했다.
 
그녀의 비영리 단체는 대신 그들을 시설에 지내게 하면서 HCBA 프로그램에 등록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단체는 응급실 방문, 입원 및 기타 의료 비용을 줄여 매년 700만 달러 이상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체티아 CEO는 “HCBA 프로그램은 정말 효과가 있다. 등록자 상한선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랬다”고 말했다.
 
그들의 클라이언트 중 90명 이상이 현재 대기 명단에 있으며, 일부는 1년 반 이상 기다리고 있다. 카디아 헬스는 그들의 돌봄 비용을 부담해 왔지만, 체티아는 영원히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 단체는 서비스를 시작할 때 지역 정부로부터 몇 년간 펀드를 받았지만, 지속적인 돌봄을 위해 HCBA 웨이버에 환자를 올릴 계획이었다.
 
주정부가 HCBA 승인시 우선 대상 원칙은 21세 미만과 몇 달 동안 의료 시설에 갇혀 있는 환자들이다. 보건복지부는 월별로 신규 신청자를 할당하기 때문에 신청서를 순차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부에바이드도 몇 달의 기다림 끝에 최근 아들의 초기 상담 약속을 잡았다.  
 
그러나 그 우선 대상 기준에 맞지 않는 대기자들에게는 기다리는 시간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 6월 현재, 대기 명단에 있는 사람들의 90% 이상이 우선순위 그룹에 속하지 않았다.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제니나 마릭(왼쪽) 가족은 자택 돌봄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1년이 넘도록 승인받지 못하고 있다.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제니나 마릭(왼쪽) 가족은 자택 돌봄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1년이 넘도록 승인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 중 한 명인 제니나 마릭은 1년 반 전에 퇴행성 신경질환인 ALS 진단을 받았다. 발렌시아에 거주하는 올해 마흔인 그녀는 하프 마라톤을 뛰고 결혼 사진 사업을 운영하며 어린 아들들을 돌보던 건강한 여성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그녀는 이제 스스로 옷을 입을 수도 심지어 음식을 먹을 수도 없게 됐다.
 
남편 타일러 마릭은 그녀를 돌보기 위해 간병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마릭은 “몇 달간 고생한 끝에 결국 정부의 가정내 돌봄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도움을 받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젠 사지가 마비된 제니나는 밤에도 돌봄이 필요하다. 말릭은 “밤에 5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한다. 내가 졸기라도 하면 그녀의 생명이 위험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HCBA 웨이버는 그들에게 더 많은 돌봄을 제공할 수 있지만, 신청한 지 거의 1년이 되도록 답이 없다.
 
마릭은 “지금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직장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아내를 요양 시설에 보내는 것은 악몽 그 자체다. ALS 질병보다도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글=에밀리 알퍼트 레이어스 기자 사진=피터 다실바·명 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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