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아직도 악몽에 시달린다…"다행이다…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꿈은 무의식과 의식의 소통과정
개인경험 달라 해몽 다를 수밖에

해몽은 정답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과정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인생의 오후에 있는 시니어들은 가장 깊은 내면의 일을 할 수 있는 시기라고 칼 융은 말했다. [빙닷컴 copilot생성]

해몽은 정답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과정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인생의 오후에 있는 시니어들은 가장 깊은 내면의 일을 할 수 있는 시기라고 칼 융은 말했다. [빙닷컴 copilot생성]

환갑이 지난 지도 몇 년이나 지났고 메디케어를 받기 시작한 66세 인데도 간혹 가다가 꿈 속에서 꾸고 싶지 않은 꿈을 꾸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시니어가 됐다고 꿈을 아예 꾸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누구든 꿈을 꾸지만 대부분 잠에 깨면서 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유독 몇 가지 꿈은 기억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나만 그런가.
 
어느 날 한창 잠을 자는데 한기가 느껴진다. 춥다. 그래서 잠에서 깼다.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딱딱한 바닥에 모포 위에 내가 있고 뒤에는 관물대가 있다.  
 
"아니 여긴 내무반이잖아."
 
군대를 다녀온 지도 수 십년이 지났는데 이런 꿈을 꾸는 대한민국의 남성들이 많다. 다행인 것은 이런 꿈은 미국에 오면서, 혹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꾸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깨어나 보니 아직도 군대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이것은 군대를 다녀 오지 않았던 사람들도 쉽게 짐작할만한 내용이다. 심지어 타임슬립(시간을 거꾸로 돌아가는) 드라마에서 조차 군대를 다시 가야한다는 것에 좌절하는 남성이 그려진다.
 
미국인들은 한국식 군대 꿈은 꾸지 않지만 다른 종류의 꿈을 꾼다. 대학 캠퍼스에 있는 나는 급하게 시험을 보기 위해서 강의실에 들어간다. 그리고 시험을 끝내고 나오는데 아무 것도 쓰지 못했다. 하얀 백지를 내고 나온다. 혹은 시험지를 봤는데 아무 것도 안보인다. 이런 종류의 꿈을 '기말고사 악몽'이라고 부른다. 이런 용어가 있다는 것을 보면, 이런 종류의 꿈을 꾸는 사람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그런 꿈을 꾼다는 것이 내 의식 저아래 깊은 곳에 깔려 있는 무의식의 산물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분명히 공부를 했는데 시험에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아무 것도 못쓴다. 공부 안한 것이 무척 후회가 된다. 공부 안한 것도 아주 구체적이다. 수학의 미적분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꿈인지 알게 되는 순간, 자각이라고 한다. 안심하고 일어나지만 불편하다.
 
해몽과 관련된 사이트에 들어가서 찾아봤다. 군대에 징집되는 꿈은 '욕정에 사로 잡혀 고민하고 있다', 혹은 직접 군대에 입대하거나 병영생활을 하고 있는 꿈은 '재물과 명예, 지위 등에 따른 이익과 발전을 하게 된다'라고 풀이돼 있다. 아무래도 해몽 사이트를 믿어서는 안될 것같다. 수년 전 드라마(푸른거탑)가 있다. 제대한 군인이 다시 병영에서 꿈을 깨는 내용이 있었다. 많은 남성에게 끔찍한 상상인지 알 수 있다.  
 
해몽사이트의 시험 답안을 못쓰는 풀이는 더 구체적이다. 시험을 잘보면 뭔가가 잘되는 것이고 못쓰면 뭔가가 안되는 것이다. 미래인지, 현재 갖고 있는 불안의 반영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다행이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침대에서 총을 쏘고 펄떡 펄떡 뛰는 심장을 옆자리에 던져 준다. 옆에서 자고 있는 배우자의 코골이를 통해 현실에 돌아온다. 곧이어 또 다시 기말고사 악몽으로 들어간다. 지금 66세나 먹었는데 이런 꿈이 아직도 일어날 수 있나 싶어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에 다닐 때에 주위에서는 수업도 빼먹고 미팅을 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교내로 몰려온 전경에게 돌을 던지는 일이 있었지만 공부에 진심으로 기말고사를 준비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왜 좋은 시절을 꿈꿀 수 없나  
 
많은 사람이, 특히 같은 또래 친구들에게 기말고사 악몽이 있다는 말을 듣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또 사람마다 고유한 자기만의 버전이 있다. 항상 수학을 싫어했던 친구는 수학시험의 악몽을 꾼다. 다른 친구는 완전히 방향 감각을 잃어 교실을 찾을 수 없다가 꿈에서 깨어난다.  
 
어떤 여성은 항상 회사에 알몸으로 도착한다. 그는 깨어있는 삶에서 업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직전에, 업무중에 상사로부터 시험을 받고 있다고 느끼거나 실패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낄 때 악몽이 찾아온다.  
 
한 심리학자에 따르면, 기말고사 악몽은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역량을 입증하고 상사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 압력이 있는 서구의 시험 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렇게 불안한 꿈의 종류에는 길에서 넘어지거나,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통제할 수 없는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여행 중 사고를 당하는 것이 포함된다.
 
역시 직업에 따라 꿈도 다양하다. 이탈리아에서 여행가이드로 일하는 한 남성은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불안한 악몽을 가끔 꾼다. 손님들과 투어에 나서기 전에 꿈 속에서 재난의 악몽을 꾼다. 그러다가 호텔을 찾을 수 없는 꿈을 꾼다. 또한 대기중이던 관광버스가 약속된 자리에 없는데  마침 버스 기사의 전화번호가 없거나, 식당에 들어갔는데 식탁이 세팅이 전혀 돼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꿈은 투어 가이드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그래서 투어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가이드는 이러한 꿈이 준비를 위한 경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잠재의식 속에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악몽은 그에게 세부 사항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도록 상기시켜서 모든 일이 잘 진행되도록 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시니어나 은퇴자라는 말을 듣는 내가 꾸는 기말고사 악몽은 다르다. 불안한 꿈보다 더 당혹스럽고 혼란스럽다. 조용한 휴식 시간,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신뢰 가득한 열망"부터 미래의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대한 징조에 이르기까지 꿈의 의미에 대한 풀이나 답안이 다양하다.  
 
꿈의 이해

 
꿈 연구 심리학자 칼 융(Carl Jung)의 해석은 정답에 가까울 수도 있다. 꿈이 개인이 갖고 있는 무의식이 의식과 소통하는 방식이며 꿈을 이해하는 것이 정체성의 열쇠라고 그는 믿었다. 자신을 진정으로 아는 것, 즉 그는 '개별화'(individuation)라고 부르는 지속적인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그에 따르면, "꿈은 영혼의 문이다. 밖을 바라보는 사람은 꿈을 꾸고, 안을 들여다 보는 사람은 깨어난다."  반복해서 기말고사 악몽에 대해 융의 꿈 해석을 활용하고 있는 심리치료사의 대답은 이랬다.  
 
꿈을 꾸는 사람에게 주의를 요구하고, 돌봐야할, 돌보고 싶은 사업이 있다.  
 
시대는 다르고 백세시대는 아니었지만, 칼 융은 56세 이후를 '인생의 오후'라고 정의하며 우리가 가장 깊은 내면의 일을 할 수 있는 시기라고 믿었다. 꿈을 이해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역시 기말고사 악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답이 없다. 우리는 자신의 독특한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만의 상징을 가지고 있다. 깨어 있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꿈에서 깨어났을 때 우리가 반응하는 방식 등도 자신의 꿈을 분석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꿈을 기억하고 해석하고 싶다면 작은 메모장을 침대 옆에 두어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세부사항을 적으면 나중에 해석하는데 좋다. 자신을 알게 되는 개성화 과정(꿈)을 통해서 어떤 것을 알게 될 지 궁금하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