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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일짜리 대선 판짜기…안갯속 대혼돈

[‘뒤집힌 판’ 향후 전망]

민주 ‘뉴스타’로 뒤집기할 수도
해리스 부통령으로 확정되면
첫 ‘흑인 여성-백인 남성’ 대결

민주당의 새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

민주당의 새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106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판은 전격적으로 ‘리셋’됐다.
 
민주·공화 경선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역대 최고령 후보간 리턴매치로 치러지는 것으로 지난 3월 일찌감치 결정됐던 대선 구도는 당분간 일대 혼돈의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민주당으로서는 혼란을 겪게 된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및 건강 저하 논란 등으로 밀리던 양상의 대선판을 다시 한번 흔들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공화당은 지난 18일 끝난 전당대회 때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을 정·부통령 후보로 확정한 바 있어 1차 관건은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누가 결정될지 여부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과 지난 3년 반 동안 정권을 함께 이끌어온, 올해 59세인 해리스 부통령을 새 대통령 후보로 지지했다.
 
해리스 대통령 후보 카드는 정책의 연속성, 잔여 선거 후원금의 승계 등을 감안할 때 가장 당내 혼란이 작을 카드로 보인다.
 
인도계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이번 대선은 사상 처음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 간의 대결로 치러진다.
 
그렇게 된다면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 건너기 어려운 간극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인종·성별의 단층선이 더해지면서 역대 가장 격렬한 ‘분열’의 대선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해리스 부통령 역시 30%대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 ‘인기 없는’ 바이든 정권의 한 축이자, 3년 반 동안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그나마 현직을 가진 민주당 잠룡 중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가장 나은 경쟁력을 보인 것으로 일부 조사에서 나타났지만 여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크게 나은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민주당 내부에서 해리스 부통령뿐 아니라 다른 후보까지 아우르는 ‘오픈 컨벤션’(열린 전당대회)을 치러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여성인 그레첸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제3의 대안으로 우선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전국적 지명도나 정치적 영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출마 의사와 관계없이 이뤄진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진영 인사 중 유일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미셸 오바마(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의 행보도 관심을 모은다.
 
현재 민주당에게는 후보 선출과 관련해 ‘2개의 데드라인’이 있다. 그것은 오하이오주 주법에 의거해 오하이오주에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하는 내달 7일(오하이오주에서 9월 1일로 일정을 조정했으나 민주당은 논란을 의식해 8월 7일을 데드라인으로 간주하고 있음)과 전당대회(시카고)가 열리기로 예정된 내달 19∼22일이다.
 
2개의 데드라인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추대’하는 양상이 될지, 완전한 자유 경쟁으로 갈지는 이르면 이번 주중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민주당은 양 갈래 길에 섰다.
 
혼돈 속에 공화당에게 승기를 완전히 내줄 수도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을 부각하는 동시에 올해 78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젊은 새 지도자를 후보로 내세움으로써 ‘판’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일찌감치 바이든의 ‘대타’ 등장 가능성에 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측근들은 공화당 전당대회 최종일인 지난 18일 민주당 ‘잠룡’들의 스캔들 유무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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