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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Business Plan의 중요성

손헌수

손헌수

Business Plan을 ‘사업계획서’ 또는 ‘경영계획’이라고 부른다. 경영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석유회사 쉘(Shell)의 경우로 살펴보자.  
 
1960년대 말, 쉘의 기획부서에서는 다른 해와 같이 1년치 세부계획과 5년간의 대략적인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당시 쉘의 경영진은 세계의 석유시장이 향후에도 안정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확고했다. 그래서 기획부서에서도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바탕으로 경영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작업 도중에, 기획부서는 아랍국가들이 담합을 해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쉘의 기획부서에서는 이 내용을 최고경영진에 보고한다. 하지만, 최고경영진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 무관심했다.
 
기획부서에서는 만일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쉘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다시 한번 경영진에 보고를 한다. 그러자 뒤늦게 놀란 경영진이 이번에는 이러한 예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최고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결국 1971년에, 쉘은 유가의 급격한 인상이 일어날 경우의 행동요령을 작성한다. 그리고 1973년 초에는 원유확보, 정유공장 가동, 가격전략 등을 포함한 전사적인 계획을 완성한다.  
 
드디어 1973년 10월에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한다. 이때 다른 석유회사들은 허둥지둥하며 대책 마련을 막 시작한다. 하지만, 쉘은 이미 만들어 놓은 시나리오에 따라 침착하고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이 일로 쉘은 그동안 7대 석유메이저 회사 중에 꼴찌였던 기업순위가 2위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렇게 뛰어난 쉘의 기획부서는 70년대 후반에는 이란의 정치적 불안이 새로운 오일쇼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이러한 사실을 감안한 시나리오를 다시 준비하게 되는데, 이때는 1차 오일쇼크와는 달리 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가 단기간에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다. 2차 오일파동으로 원유의 가격이 다시 오르자, 다른 석유회사들은 1차 오일쇼크 때를 생각해서 원유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사재기를 한다. 하지만, 쉘은 단기간에 다시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여 가격이 급등한 원유를 무리하게 구입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회사들에 비해 또 한번 엄청나게 높은 수익을 달성하게 된다.
 
사업이란 단순히 열심히 일하고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 이외에 다른 것들이 있다. 어쩌면 전체적인 시장의 큰 그림을 읽고 예상해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미리 결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미리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업가는 사업을 시작할 때 뿐만 아니라, 사업을 하면서 항상 내부환경과 외부환경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무리 작은 사업을 하고 있더라도 기업가는 나름대로 다음해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예상을 해야 한다. 종업원은 몇을 고용해야 하는지, 재료는 얼마나 구입해야 하는지, 기계를 바꾸어야 하지는 않는지, 그리고 기존의 판매처들이 향후에도 건재할 지, 큰 돈이 나가야 할 시점에 자금이 확보될 지 등, 실로 많은 생각들을 미리 해 놓아야만 한다. 문서화 되어있든 머리 속에 있든, 이것이 바로 사업계획이다. 어떤 형태로든 계획이나 예상이 있어야만 사업은 차질 없이 유지될 수 있다. 요즘같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는 이러한 사업계획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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