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들이붓고, 신체 학대하고…혹독한 신고식
가입시 괴롭힘에 사망도 발생
학생들 사고 각별히 유의해야
네트워크와 유대 증진 장점도
▶대학 사교모임 다양
한인 대학생과 졸업생에 따르면 각 대학에는 여러 사교모임이 있다. ‘베타 알파 오메가(Beta Alpha Omega·이하 베타)’로 불리는 프래터니티는 남학생, ‘알파 파이(Alpha Phi·이하 알파이)’로 불리는 소로리티는 여학생이 참여한다. 대학이 해당 사교모임을 공식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사교모임은 소위 그리스 생활(Greek Life)로 불리는 사교모임 단체활동을 한다. 캠퍼스 또는 교외 지정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형제자매처럼 대한다고 한다. 이들 모임은 네트워크 강화, 자선활동, 회원 간 유대감 증진 등을 목표로 활동한다.
북가주 한 대학 아시아계 프래터니티 사교모임 일원인 데이빗김(18, 가명)씨는 “사교모임 가입 과정에서 얻은 유대감으로 친구들과 굉장히 가까워지고 형제처럼 느껴진다”며 “커리어 개발 때도 다른 전공 관련 동아리 추천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CNBC 보도에 따르면 대학 사교모임에 가입하면 1년에 1000달러 이상 추가 비용이 들고 GPA가 0.25 포인트 하락하지만, 장기적으로 그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유니언 칼리지의 연구에 따르면 남학생이 프래터니티에 가입하면 향후 소득이 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사교모임은 가입조건이나 심사과정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일원이 되기 위해 신고식으로 불리는 6~8주간 훈련과정도 통과해야 한다. 이 신고식 과정에서 괴롭힘, 과도한 음주 등은 매년 문제를 낳고 있다.
▶신고식은 고통의 연속
사교모임은 학기 초 멤버 학생에게 다양한 술과 음식을 제공한다. 21세 미만 학생도 쉽게 술을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사교모임은 이런 파티를 열고 새로운 멤버 모집에 나서고, 이후 신고식 과정을 진행해 정식 멤버를 선발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에게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가한다고 한다.
데이빗 김씨는 “보드카 13잔 정도를 마셔야 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정신을 잃고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다른 백인 프래터니티는 토를 먹게 하거나, 플랭크를 지속적으로 시키면서 얼굴에 물을 뿌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씨와 같은 학교 다른 프래터니티의 일원인 제이슨 이(21, 가명)씨는 “하루는 하우스 지하에서 2~3시간 동안 포복을 해야 했다”며 “모임의 모든 일원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우리는 금주 플레징을 한다. 대부분 신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헤이징을 한다"고 말했다.
▶사교모임서 사망사고 계속돼
사교모임이 인기를 끌면서 대학가 인명사고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USC 아시아계 사교모임 클럽하우스에서 한인 조셉 백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21년 10월에는 같은 학교 남학생 한 사교모임에서 마약을 술에 탄 수법으로 잠재적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USC는 해당 사교모임에 운영중단을 통보했다.
사교모임 안전사고 예방책에 대해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스티브 강 대외협력디렉터는 “(사교모임에서)항상 술이 문제가 된다”며 “술을 강요하는 문화 속에 미성년 대학생은 본인의 주량을 몰라 무리한 음주를 하게 된다. 부모는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와 술과 약 대처법 등 많은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청소년봉사단체NYCC(National Youth Community Center) 측은 “사교모임 가입은 네트워크라는 장점과 과도한 음주라는 단점이 상존한다. 대학생은 혹시 모를 약물이나 술에 노출될 위험으로부터 본인을 확실히 지킬 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윤재·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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