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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장 건물 전소…또 홈리스 방화 추정

주말 노숙자 관련 화재 잇따라
동일장 빈 상태 인명피해 없어
“내부 훼손 심각 철거 고려중”
이틀전 올림픽길 텐트서도 불

14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구 동일장 건물 위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SNS 캡처]

14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구 동일장 건물 위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SNS 캡처]

지난 주말 LA한인타운에서 홈리스에 의한 화재 2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타운의 개발붐으로 신축중이거나 빈 건물이 늘면서 보안이 취약한 해당 건물에서의 홈리스들의 방화도 끊이질 않고 있다.
 
LA소방국(LAFD)에 따르면 14일 오전 8시 23분쯤 구 동일장(3455 W. Eighth St)에서 불이나 건물 전체가 전소했다. 해당 건물은 지난 2020년 동일장이 폐업한 뒤 비어있던 상태였다. 이날 현장에는 134명의 소방대원이 투입돼 53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으며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원인에 대한 소방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홈리스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해당 건물 관리인은 본지에 “건물 문을 잠갔지만 홈리스들이 벽에 구멍을 뚫고 들어와 상주하곤 했다”며 “간밤에도 홈리스들이 머물면서 불을 낸 것 같다. 이전에 건물주가 펜스를 세우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1940년에 건설된 것으로 알려진 구 동일장 건물은 화재로 내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전소하였고 시커멓게 탄 구조물들이 무너진 채 바닥에 깔려있었다. 건물 관리인은 화재로 건물이 심각하게 훼손되면서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해 철거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피해 건물과 맞닿아 있던 옆 건물 1층 업소 한 곳도 벽에 구멍이 뚫리고 바닥이 물바다가 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전에 꽃집으로 운영된 이 업소 자리도 최근 몇 년 동안 비어있었다.
 
같은 건물에 입점해 있는 미술용품점 ‘탑스 아트 서플라이(Top’s Art Supplies)’와 택배회사 ‘호텔4박스’는 큰 피해없이 정상 영업 중이다.
 
28년째 탑스 아트 서플라이를 운영하고 있는 조애나 박 사장은 “소방국에서 화재 진압 과정에서 철문이 뜯기고 바닥에 물이 조금 샌 거 말고는 다행히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동일장이 폐업하고 몇 년째 홈리스들이 드나들면서 우려할 상황이 여러차례 있었다. 철거가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엔 큰 피해를 본 업주들이 없어서 다행이지만 팬데믹 이후 한인타운내에서 홈리스들의 실화 혹은 방화로 심각한 피해를 본 업주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새벽 올림픽과 후버 한인 정비 업체 주차장 입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홈리스 텐트가 전소됐다. 김상진 기자

지난 12일 새벽 올림픽과 후버 한인 정비 업체 주차장 입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홈리스 텐트가 전소됐다. 김상진 기자

동일장 부지 화재에 앞서 지난 12일에도 타운내 한인 차량 정비 업체 입구에 자리 잡은 홈리스 텐트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새벽 올림픽 불러바드와 후버 스트리트 교차로 인근 한인 차량 정비업체 주차장 입구에 있던 대형 텐트에서 불이 나 텐트 주변 칸막이와 덮개로 쓰인 현수막, 내부 살림 등이 모두 탔다.
 
새벽 큰 화재를 목격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소방당국에 신고했으며 다행히 화재로 인해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체 측과 주변 이웃들에 따르면 해당 텐트는 2개월 전부터 세워진 뒤 점점 크기가 커지면서 여러 명의 홈리스들이 오가며 숙식을 해결하는 장소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업체 관계자는 “2개월 전부터 ‘MYLA311’ 앱을 통해 수차례 길거리 정비 요청을 했지만 매번 바빠서 오기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12일 아침에 출근해 화재 사실을 인지했으며 다행히 벽이 그을린 것 이외에 큰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주변 이웃들은 텐트 규모가 커지면서 화재 위험이 있다는 것을 우려해왔는데 조기에 철거하거나 시 프로그램으로 구제하지 못해 결국 화재로 이어진 것이라며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텐트가 주차장 인근이 아니고 주변 주상복합 건물 인근이었다면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었다. 소방국은 피해 규모에 대한 파악도 아직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성·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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