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시장환경 분석] 금리 인하에 대한 정부와 투자자 기대차…위험 요소
애널리스트들 대체로 기업 실적과 시장 낙관
올해 1회 하향 시 증시에 부정적 영향 미칠 듯
8월 잭슨홀 심포지엄, 하반기 시장 향배 가늠
실업률 등 2분기 미국 경제 전반적으로 건전
▶상승장세와 하락장세 요인들
상승장세 요인 중 우선은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를 할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기업실적과 관련 대체로 낙관하고 있다. 전년동기 대비 약 8.8%의 수익 신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양호한 성적이 기대될 뿐 아니라 많은 애널리스트가 최근 수개월 간 기업들의 실적 예상치를 상향 조정해 왔다. 이도 월가가 그만큼 현재 기업환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이런 기대치에 실제 부합하지 못하면 이는 상승장세 요인이 아닌 하락장세 요인으로 바뀔 수도 있다.
다음은 5월 소비자 물가지수다. 예상치보다 낮은 3.3%로 나왔다. 핵심지수도 3.4%로 지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물가 하락세에 제동이 걸린 듯한 상황에서 이는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앞으로도 하락세를 지속하면 이는 분명 시장에 긍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술분석적 관점에서 볼 때도 시장은 전체적으로 상승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랠리의 대부분을 ‘메가캡’이 감당했지만, S&P500의 가격패턴은 어찌 됐든 단기 및 장기 이동평균선 위에서 형성돼 있다. 이는 상승장세와 관련, 최소한 아직은 장세가 바뀐 것으로 달리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S&P500에 대한 기대수익도 긍정요인이다. 월가의 기대수익률이 장기적인 평균치 이상이다. 그만큼 향후 시장전망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자신감은 랠리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긍정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개별 기업 종목을 보면 S&P500의 45%만이 현재 5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다. 이는 하락장세를 가져올 수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S&P500 기업의 과반수가 여전히 이 50일 이동평균선 아래 있기 때문에 상승장세 모멘텀이라는 측면에서 걱정되는 부분이다. 거래량 추이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증시의 거래 흐름을 보면 하락할 때 물량이 많아지고 있다. 시장은 전체적으로 올랐지만 떨어질 때 물량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현재 시장에서 나가려고 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징후로 읽을 수 있다.
다른 기술분석적 해석도 현재 시장이 고점 형성의 막바지 단계에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고점을 아무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시장이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적절한 대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연준과 시장의 엇갈린 생각도 리스크 요인이다. 시장은 연준이 현재 생각하고 있는 연래 한 차례 금리 인하 스케줄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연준이 연말까지 실제 한 차례 0.25%포인트 인하에 멈춘다면 분명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반기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연준의 입장변화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물가, 금리, 연준
5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3.3%, 핵심지수는 3.4% 증가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기준으로 보면 전달보다 내려갔고, 월별 추이를 보면 지난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변동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다. 전체적으로 5월 CPI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연준이 경기를 더 어렵게 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수준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채 수익률은 6월 중 계속 하락세를 탔다. 5월 CPI가 약하게 나온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추이와 통화정책 흐름과 연계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은 4.89%에서 시작해 4.91%가 빠진 4.65%에서 형성됐다. 투자자들의 자신감과 소비자들이 익숙한 모기지 금리 등의 기준치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4.51%에서 4.23%로 6% 이상 빠졌다. 30년물 국채수익률 역시 4.65%에서 시작해 4.36%로 떨어졌다. 이런 국채 수익률 하락은 시장이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상,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말까지 최소한 두 차례 0.25%포인트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시장은 수익률을 내리는 것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채권 수익률의 변동성은 일반적으로 경기지표와 시장환경, 연준의 통화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향후 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정책 방향과 인플레이션 데이터, 실업률, 경기성장률(GDP growth), 잭슨홀 심포지엄 등 기타 경기지표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8월에 있을 잭슨홀 심포지엄은 하반기 시장의 향배와 관련,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통화정책과 관련된 연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채권 수익률이 내려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장기간 높은 이자가 유지되면 그만큼 경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다.
현재 시장과 연준은 서로 다른 금리 인하 스케줄을 갖고 있다. 지난 6월의 ‘경제전망 요약’에서 연준은 연말까지 한 차례 정도 금리 인하를 시사했고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다. 반면 시장은 연말까지 최소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유는 연준이 최근의 긍정적인 인플레이션 추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6월 중 나온 지난 5월의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이어 6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하락세를 지속할 경우 이를 토대로 연준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실적과 고용시장
애널리트스들의 대부분은 현재 2분기 실적에 대해 매우 낙관하고 있다. S&P500 기업들의 주당 순익 성장률을 8.8%로 예상한다. 실제 예상치를 달성할 경우 지난 2022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런 예상치를 충족시키면 상승장은 하반기에도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고용환경도 달라졌다. 일자리 구하기가 확실히 어려워졌다. 팬데믹 이후 고용시장은 좋았다. 구직자 한 사람당 두 개 이상의 일자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 개 수준으로 줄었다. 정확히는 1.24개다. 전년보다 60% 이상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고용시장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정상화됐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동안 유리한 고용환경에 익숙했던 이들에게는 낯선 환경일 수 있다. 심리적으로 더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실업률은 4% 선으로 고용시장 전반의 건강상태는 아직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언급한 대로 현재 연준의 금리 인하 계획과 시장의 기대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 추이가 주된 위험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에 따라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는 이유다. 곧 있을 2분기 기업실적은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역시 부정적인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반기에는 지금까지 언급됐던 리스크 요인들을 더 주의 깊게 모니터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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