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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일본에서 반핵 연대의 길을 찾다

김갑송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

김갑송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

한국 시민단체들(비핵평화 한일교류방문단, 원폭국제민중법정 실행위원회,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초청으로 6월 초부터 열흘간 일본을 다녀왔다. 미주한인평화재단을 대표해 일본 6개 도시(후쿠오카, 나가사키, 히로시마, 오사카, 교토, 고베)를 방문하고 반핵 운동 교류와 연대의 길을 찾았다.  
 
한국과 미국, 중국, 호주, 일본 국적 9명인 교류방문단의 목적은 나가사키, 히로시마 피폭자 그리고 관련 단체와 시설 등을 찾아 앞으로 전개할 ①미국의 핵무기 사용 사과 요구 ②핵무기금지협약 가입 운동을 위한 연대활동을 제안하는 것이다. 한인 피폭자들을 돕기 위해 60세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기무라 고이치 목사가 마중을 나와 일정에 거의 모두 함께하며 통역을 제공했다. 첫 만남은 후쿠오카 피폭자협회였으며 이어 나가사키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나가사키 협회에서는 한인들이 온다는 소식에 미리 ‘아침 이슬’ 노래를 연습해 함께 부르는 등 정성을 들여 환영했다. 또한 일본의 전쟁범죄를 사죄한다는 말을 거듭하며, 함께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
 
이어 나가사키 히라노노부토평화활동지원센터 소장 (전국피폭 2세 단체 연락협의회 전 회장)을 만났다. 노부토 소장은 평생을 한인 피폭자들의 권익을 찾는데 애써왔으며 그 결과 한인들이 일본 법정에 제기한 배상 소송에서 승리하는 결실을 맺었다. 그는 이 공로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히로시마에서는 이치바 준코 교사를 만났다. 68세의 한국어 교사인 그는 20살 때 처음 한인 피폭자 이야기를 듣고 시민 모임을 만들어 평생 지원 활동을 했다. ‘한국의 히로시마’라는 책도 발간해 한인들의 억울한 처지를 폭로했다. 이 책자는 학자들이 한인 피폭자들에 대한 연구와 발표를 할 때 주요 근거로 사용한다. 준코 교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원폭국제민중법정토론회에 참여했다. 토론회 첫날 2026년 뉴욕에서 열리는 원폭국제민중법정 준비 회의가 열렸다. 미주한인평화재단은 ‘미주한인사회의반전반핵운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미국과 세계 곳곳의 평화운동 단체들이 의견을 밝혔다. 이어 히로시마 공원 한인 피폭자 위령탑 앞에서 위령제가 열렸다. 한인 위령탑은 1970년 시정부의 반대로 히로시마 공원이 아닌 인근 장소에 마련됐다. 하지만 위령탑을 옮기기 위해 활동가들이 20여년간 싸워 결국 1999년 공원 안으로 이전했다.
 
이틀째 토론회에서는 미국의 책임을 묻는 방안들을 학자와 변호사들이 발표했다. 한국은 세계 2위 원폭 피해국이다. 일본인 전체 사망자 23만여 명, 생존 피폭자 69만여 명 가운데 10%에 달하는 10만여(사망 5만여 명, 생존 피폭자 4만3000여 명) 한인들이 당했다.  
 
이어 오사카에서 2000여 명이 거리로 나선 탈원전 집회와 행진에 참여했다. 집회에서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운동을 펼치는 이원영 교수가 연설했다.  
 
열흘간의 값진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반전반핵 운동에 더욱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하게 됐다. 내년 3월 유엔에서 열리는 핵무기사용금지조약 당사국 회의, 2026년 원폭국제민중법정 등 피폭자들과 함께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주 한인들도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

김갑송 /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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