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들었다 웰페어 끊겨
장례비용 보조·1900불 현금가치
정부, 과다 지급 2만불 환불 청구
의료혜택 상실, 목돈도 물어 줄판
1989년 이후 안바뀐 자산한도 탓
공영방송 NPR은 최근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63세 여성 캐런 윌리엄스의 사례를 보도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윌리엄스는 웰페어에 의존해서 생활해왔다. 하지만 그가 자식에게 장례비용에 대한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아 생명보험에 가입한 게 되레 문제가 됐다. 재산이 너무 많다며 정부로부터 웰페어를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재법상 자산한도가 2000달러를 초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통장에 260달러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사망 시 1만 달러의 장례비용 보조와 1900달러의 현금가치가 있는 생명보험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웰페어 수령 자산한도를 초과했다며 SSI가 끊겼다.
뿐만 아니라 웰페어가 과다 지급된 만큼 사회보장국(SSA) 측에 돌려줘야 한다는 통보까지 받았다. 2만 달러가 넘는 큰 돈을 30일 안에 내야했다. 생명보험을 들었단 이유로 큰 빚까지 지게 된 것이다. 윌리엄스는 “전기세도 못 내는 지경인데 2만 달러의 빚이 생겨버리니 정말 살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메디케이드를 비롯한 정부가 제공하는 의료혜택도 웰페어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투자를 했거나 은퇴를 위해서 저금을 하다 조금만 부주의하면 의료보험 혜택이 상실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비현실적인 SSA 측의 자산한도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테네시대 알렉스 빈 교수는 “2000달러라는 웰페어 수령 기준은 놀라울 정도로 낮은 것”이라며 “이 법은 1989년 이후 바뀐 적이 없고 물가상승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SSA가 오래된 자산한도를 현실에 맞춰 상향하는 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윌리엄스는 결국 변호사를 고용해서 SSA 측에 항소했고 과다 지급된 SSI를 내라는 통보도 취소됐다. 끊겼던 SSI도 다시 받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은 쉽지 않았고 항소에 걸린 기간도 길었다. SSI가 끊긴 동안 그는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서 생활했고 큰 스트레스를 받은 탓인지 심장 문제로 두 번이나 입원하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과정 자체가 너무 힘들고 지쳤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항소를 포기하고 혜택을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개인재정 전문가인 마이클 라이언도 SSA 측의 비현실적인 자산한도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산 한도가 가까운 시일 내에 바뀌지 않는다면 수혜자가 수령 기준을 꼼꼼하게 살펴서 문제 발생의 소지를 피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는 “규정을 잘 살펴서 자산한도에 포함되는 것과 포함되지 않는 것을 잘 구별해야 한다”며 “재산상의 변화는 반드시 SSA에 바로 알리고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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