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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읽기 능력을 잃게 된다면

근래 들어 학생들의 문해력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경고가 많이 나온다. 단순히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이나 기사 같은 텍스트를 읽는 기술, 즉 읽기 능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은 출판업계다. 책 판매 감소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튜브처럼 초 단위로 보는 사람의 주의를 붙잡는 영상에 익숙하다 보니 사람들은 한 번에 수십 페이지씩 읽는 전통적인 독서를 지속할 만큼 집중하는 걸 힘들어한다는 주장도 있다.
 
읽기 능력의 감소를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면서 텍스트에 대한 의존도는 줄었을지 몰라도 흡수하는 정보의 양을 오히려 늘었다는 거다. 이미지와 동영상을 통해 압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 단순히 텍스트를 매개로 하는 것보다 상상력은 덜 사용하겠지만, 더 구체적인 이해가 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동영상을 통한 정보 습득을 나쁘게만 볼 건 아니라는 거다. 젊은 층일수록 영상을 몇 배속으로 빠르게 보는데 이는 속독법과 다를 바 없다.
 
최근에 나온 책,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인간은 글자를 읽게 진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화 능력과 달리, 문자를 읽고 해독하는 능력을 모든 사람이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최근의 일이어서 인간의 뇌는 다른 용도로 진화된 기능을 읽기에 전용(轉用)하고 있다는 것. 우리는 인구의 대부분이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인터넷의 확산 이전부터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읽기를 힘들어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어쩌면 텍스트를 주요 소통수단으로 사용했던 것은 인류 역사에서 짧은 기간에 불과할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전달과 습득 그 자체이지, 그 수단이 아닐 수 있다. 봉화가 사라졌다고 해서 인류가 소통을 멈춘 게 아니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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