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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성인 ‘주의산만증’

수잔 정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소아정신과 전문의

몇 달 전 한국 방문 중에 재미있는 신문 기사를 읽고,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주의산만증(ADHD)’ 문제로 병원을 찾는 젊은 층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내용이었다. 20대는 4배, 30대는 무려 7배가 늘었다고 한다. 30대가 급증한 것은 아무래도 직장이나 가정에서 많은 문제를 겪기 때문 아닐까 싶다.  
 
과거에는 ADHD가 어린이나 청소년에게서만 나타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ADHD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행동 조절이 어렵고 충동적이며, 주의가 산만하고 오랫동안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물론 20~30의 ADHD 증상은 어린이나 청소년 때처럼 행동 항진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inner restlessness, 또는 mental restlessness)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진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콜로라도 대학에서 소아 및 청소년 정신과 교수로 오래 일했던 폴 웬더 교수는 성인이 된 후에도 ADHD 증상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주장했다. 어린이 ADHD 환자 가운데 대략 50-60%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 어떤 일을 할 때, 중요한 부분을 끝내고도 마무리를 못 해 결국 완전히 끝내는 것에 실패한다.
 
2. 정리정돈(Organization)이 필요한 일을 하는 데에 문제가 많다.
 
3. 약속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잦다.  
 
4. 오랫동안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경우, 손발을 가만두지 못하고 꼼지락거린다.
 
5. 심사숙고해야 되는 일이 있으면 피하거나 뒤로 미룬다.
 
6. 마음이 급해 무엇인가 해야 할 것처럼 느낀다.
 
7. 상대방 말에 집중하기 어렵다.
 
8. 힘들거나 지루한 일을 할 때 부주의한 실수가 잦다.
 
9. 집에서나 직장에서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10. 회의나 모임에서 오래 앉아있기 힘들어 자리에서 떠난다.
 
11. 작은 소리나 움직임에도 집중을 못 하고 산만해진다.
 
12. 자주 안절부절 한다.
 
13. 혼자 있을 때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14. 여러 사람과 있는 자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말을 많이 한다.
 
15. 대화 도중, 상대방이 말을 끝내기 전에 끼어들어 대화를 끝내 버린다.
 
16.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힘들다.
 
17. 다른 사람이 바쁘게 일 할 때 방해하는 적이 많다.
 
여러 해 전 태국 여행 당시 현지 가이드의 말에 놀란 적이 있다. 그는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빨리빨리“를 외칩니다. 그리고 차례를 기다리는 것을 아주 힘들어 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 지원으로 한국에서 3개월 동안 한국어와 문화를 배운 적도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한국 성인들에게 주의산만증 증세가 만연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문제는 ADHD증상이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자녀 3명 중 1명은 ADHD 환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인의 10%에서 주의산만증이 진단되는데, 치료를 받는 사람은 그중 10%뿐이라고 한다. 즉, 나머지 90%는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현대처럼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결론이었다. UN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몇 년 전 세계 10개국에서 성인 주의산만증 환자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성인의 ADHD 증상은 다음의 세 가지 문제를 초래해 본인은 물론, 가정이나 사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가 심한 불안 증세이고, 두 번째는 정서의 문제, 즉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동반해 오기 쉽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불안하거나 우울한 경우, 담배나 술 등으로 자가치료를 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술은 초기에는 안정감을 주는 듯하지만, 결국 내성이 생겨 점점 양이 늘게 된다. 그리고 음주를 중단하면 금단 현상 때문에 손발이 떨리고, 불안하고 초조해지며, 잠을 이루지 못해 결국은 다시 마시게 된다. 이런 경우라도 전문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다.  
 
술은 우울 증상을 증가시켜 사고나 범죄 또는 극단적 선택에까지 이르게 만드는 파괴적인 물질이다. 성인 주의산만증 증상이 있는 대학생은 흡연자가 많다고 한다. 이런 20대의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서 물질 사용 장애나 불안감, 또는 심한 우울함이나 조울 증세로부터 해방돼 행복한 앞날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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