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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떡볶이만…향토 음식에 해답 있다"

한식 세계화 15주년 진단 ③
주류매체 '이터' 매튜강 에디터
타운 한식당보다 고깃집 천지
타인종들 원하는 건 정통 한식
중식처럼 지역별 특성 살려야

음식 전문 매체 ‘이터(Eater)’의 매튜 강(사진) 선임 에디터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한국의 지리적 특성’을 가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다양한 향토 음식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다. 강 에디터는 자타공인 한식 전문가다. 미국 내 한식 세계화 현장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그의 조부모는 이북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이북 음식을 경험한 터라 향토 음식의 특별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통성을 지닌 동시에 우리에게도 특별한 향토 음식을 널리 알리자고 말한다.  
 
-미국내 한식의 성장 추이를 오래 관찰했다.
 
“전국에서 한식을 보고 듣고 맛봤다. LA는 미국 내 한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이다. LA한인타운은 2000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주류사회에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정통 한식당이 정말 많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1세대 업주들이 은퇴하고 문을 닫는 식당이 많아져 아쉽다.”
 
-한인타운에 식당들은 계속 생기고 있지 않나.
 
“타운은 자체가 활기찬 동네라 식당 열기는 좋다. 다만, 조림, 푹 끓인 찌개 등을 파는 정통 한식당보다 고깃집만 많아지고 있다. 업주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정통 한식당은 조리 과정도 어렵고 반찬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반면, 고깃집은 상대적으로 준비하기 쉽다. 또 손님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 먹으니 업주 입장에서 편하다.”
 
-업주 입장에서 한식은 어떤 부담이 있나.
 
“‘한식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이라는 프레임 때문에 한식당들이 가격 인상을 어려워한다. 다른 주류 레스토랑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파스타 하나에 40달러씩 쓰면서 20달러 칼국수엔 아까워한다. 한식의 수준과 위상을 높여야 한다. 그러면 한식당들이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이해하지 않을까.”
 
-주류에선 어떤 한식을 원하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정통 한식이다. 산나물, 은대구 조림 같이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먹는 한식을 원한다. 불고기 샌드위치 같은 퓨전 한식을 주류사회에서 좋아할 것이라는 견해는 한인들만의 생각이다. 또 다양한 정통 한식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비빔밥, 떡볶이, 불고기만 밀고 갈 것인가. 내가 만약 한국 정부의 한식 세계화 담당자라면 한국 지리부터 소개할 것이다. 그리고 각 지역의 향토 음식과 특산품을 알릴 것이다. 중식을 보라. 미국인들도 사천식, 후난식, 광동식 등 지역별 중식을 안다.”
 
-정통 한식은 다소 어렵지 않나.
 
“물론 쉽지 않다. 그래서 돌솥 비빔밥이나 불고기처럼 대중화된 한식 메뉴로 시작해 점차 범위를 넓혀나가면 된다. 나중에는 묵은지로 만든 고등어 조림을 주류사회가 좋아할 수 있다. 주변에 한식을 좋아하는 타인종은 많지만 아직 그들의 한식 범위는 한정적이다. 이제 지평을 넓힐 때다.”
 
-모던 한식당이 많이 늘었다.
 
“한식 파인 다이닝이 늘면서 모던 한식이라는 장르가 나왔다. 모던 한식은 양식 요리 기법에 한식이 첨가된 것이다. 미국 내 모던 한식 전문 셰프 중에서도 한식보다 양식을 전문으로 배운 사람이 더 많다. 그렇기에 모던 한식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기 위해서 한식의 정통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식이 무엇인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친숙한 음식, 그것이 바로 한식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정통 한식이 그렇다.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먹기 좋고 접근성도 좋다. 정말 잘 끓인 찌개 한그릇이 외국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의 식견을 바꿔놓을 수 있다.”
 
-한식 세계화의 갈 길은.
 
“태국 정부를 참고할 필요 있다. 한식도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식 파인다이닝이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육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통 한식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식 세계화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한식 대중화, 일반화를 목표로 해야한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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