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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나우] 『삼체』와 시장의 비효율성

정보는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열쇠다.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은 정보를 둘러싼 치열한 숨바꼭질을 피할 수 없다. 정보의 장막을 드리우고 내 약점을 숨기고, 남의 장막을 뚫고 들어가 상대방 비밀을 파악하면 승자가 되는 상황도 분명 있다. 하지만 시장은 기업의 정보 숨기기를 환영하지 않는다.
 
상품 가치 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그 상품을 매수할 의지를 잃는다. 소비자의 수요가 자취를 감춘 시장은 설 자리를 잃는다.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려면 경영만 잘해서는 부족하다. 기업 정보가 시장에 올바르게 제공되고 효과적으로 유통돼야 한다. 투자자를 유인하려면 정보는 정확할 뿐만 아니라 제때 제공돼야 한다. 기업 내부자와 투자자 간 정보의 비대칭이 허물어질 때 투자 리스크는 줄어든다. 투자자는 정보가 공평하게 흐르는 효율적인 시장을 선호한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는 정보의 유통에 따라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따졌다.
 
효율성이 약한 시장에서는 자산의 가격과 거래량 같은 기술적 정보만 제대로 유통된다.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경영 실적과 위험 등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정보도 빠른 속도로 자산 가치에 반영된다. 그러나 어떤 시장에서도 기업의 모든 정보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될 수는 없다. 특히 내부정보에 기반을 둔 주식거래는 불법이다. 이를 허용하면 내부자가 시세를 조종하는 주가조작이 판을 친다. 반면 외부 투자자가 기업 내부 정보를 즉시 알 수 있으면 시장의 효율성은 최대한 증진된다. 기업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되고 투자 위험은 크게 낮아진다.
 


중국 작가 류츠신은 소설 『삼체』에서 이런 세계의 이론적 가능성을 묘사한다. 고차원에서 미립자에 불과한 양자를, 저차원에서는 지구를 다 덮을만한 크기로 확장할 수 있다. 이 양자에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새긴 컴퓨터 ‘지자’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보를 파악해 몇 광년 떨어진 외계로 전송한다. 그런데도 AI가 인간의 마음마저 읽을 수는 없다. 인류는 생각을 감추는 방식으로 외계인에 대항한다.
 
『삼체』에서도 시장은 결코 완벽하게 효율적일 수는 없다는 시사점을 추출할 수 있다. 같은 정보라도 이를 해석하는 인간의 마음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의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음에도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여전히 시장은 비효율적이고 투자자는 비이성적이다. 주가가 급등한 주식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재 / 퍼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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