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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당근 거래’ LA에서도 통할까

우훈식 뉴미디어국

우훈식 뉴미디어국

“혹시… 당근이세요?” 한국의 인기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당근)’의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면 확인을 위해 물어보는 말이다. 당근은 한국 내 유사 플랫폼 중 이용률 1위의 앱이다. 중고물품 거래뿐 아니라 위치 기반 커뮤니티를 운영한다는 것도 인기 이유다.
 
지난 2020년 당근은 북미 지역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캐롯(Karrot)’이라는 이름으로다. 특히 북미 시장의 첫 거점으로 삼은 캐나다에선 최근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캐나다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 무료 소셜 앱 순위에서 지난달 각각 5위와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플레이스토어에선 X(옛 트위터)의 순위(7위)보다 높다. 올해 당근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매달 평균 1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작년과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이다. 캐나다에선 런던, 토론토, 밴쿠버 등 주요 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당근은 미국에도 진출했다. 일단 뉴욕과 뉴저지, 시카고 등에서 영업을 시작했고 한인 시장을 중심으로 타인종 커뮤니티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LA 진출 계획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당근의 미국시장 진출은 K팝, K푸드에 이어 K모바일 앱의 성공 가능성도 타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토종 모바일 앱이 해외에서 인기 앱으로 자리잡은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틱톡, 캡컷, 테무, 쉬인 등 중국산 모바일 앱들이 항상 인기 순위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많았다.  
 


당근은 중고물품 거래라는 측면만 본다면 이베이(eBay) 또는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당근은 지역 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커머스 앱이 아닌 소셜 앱으로 등록된 게 이런 이유다.
 
당근은 사용자의 거주지를 기반으로 일정 거리 내의 중고 거래 및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한다. 가라지세일, 스왑밋 등의 상거래 문화에 친숙한 미국과 캐나다의 사용자들이 쉽게 적응하고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당근의 수익 구조가 지역 광고라는 면에서 로컬 비즈니스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에도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있다. 안전 문제다. 특히 범죄율이 높은 LA지역 같은 곳에서 낯선 사람과 만나 거래를 한다는 것은 위험성이 따른다. 또 짝퉁 제품 거래나 전화번호,주소 등 개인정보를 훔치는 스캠 피해 등의 문제점도 있다. 물론 당근은 비대면 거래를 위해 물건을 받고 돈을 이체하는 제삼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만나지 않고 문자만 한다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과 다를 게 없다.
 
 이미 드러난 아쉬운 점도 있다. 한국에서 당근은 사용자 간 대화, 거래 후기 등으로 ‘매너 온도’를 올릴 수 있다. 온라인상의 신뢰도 점수인 셈이다. 체온에 해당하는 36.5도에서 시작해 최대 99도까지 올릴 수 있다. 반면 해외판 당근인 캐롯에는 매너 온도 대신 ‘캐롯 스코어’ 포인트 제도가 있다. 캐롯 유저들은 ‘캐롯터(Karroter)’로 불리고 포인트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초보자(Novice)’ 캐롯터부터 ‘엑스퍼트(Expert)’와 ‘레전더리(Legendary)’ 등급까지다. 어느 앱이나 흔한 일반 점수제도다. 당근 측은 이에 대해 많은 해외 사용자들이 체온을 모르기도 하고 체온을 범위로 표현하기도 하기 때문에 범용성이 떨어져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한국 당근 앱의 특색이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얼굴은 모르지만, 그 사람이 얼마나 따듯한 거래를 많이 했는지, 얼마나 친절한지 등을 형상화해서 유추할 수 있는 재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당근의 미국 시장 진출은 많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다만 한국에서처럼 ‘우리 동네’라는 컨셉이나 ‘마음의 따듯한 정도’가 빠진 것은 다소 아쉽다. 한국적인 ‘정’의 문화를 온라인에서 구현할 수 있는 요소인데 말이다. 미국에 진출한 당근이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라도 고민해야 할 일이다. 

우훈식 / 뉴미디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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