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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시니어 스토리] ‘은퇴는 남얘기’ 무주에 연수원 짓고 희망 나눠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 스티브 김

폐교터에 고급 호텔급 연수시설 건설
추진중인 미국내 리조트도 계속 진행

무주 드림연수원 건설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작은 사진은 연수원 조감도.

무주 드림연수원 건설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작은 사진은 연수원 조감도.

시니어라는 나이대는 대부분 은퇴자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스티브 김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 우리는 세상에 시니어가 돼서야 훌륭한 업적을,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준 비즈니스를 일군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젊은 시절 성공한 사람을 기억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측면에서 스티브 김 이사장은 젊은 시절 사업도 성공하고 시니어가 되어서도 젊은 시절의 성공이 결코 행운이나 누군가의 큰 도움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그의 실력과 능력이 원동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유명한 골프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한데 이어 가족을 위한 패밀리 리조트, 이번에는 한국에서 주목을 끌만한 일을 벌였다. 혹시라도 지루하게 살고 있을 지 모를 시니어 동료 시민들의 영감을 일깨우고 있다.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렸던 벤처기업가 스티브 김(74·사진)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이 골프장 사업에 이어 호텔사업에 뛰어든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새 한국 무주에서 또다른 프로젝트로 주목을 끌고 있다.  
 
1990년대 벤처기업 자일랜사를 프랑스 기업에 매각하고 2007년 한국으로 돌아갔던 김 이사장이 샌타클라리타 지역의 36홀 골프장을 인수한 것은 2017년이다. 공동 투자자들이 사업성이 없다고 물러나면서 홀로 경영에 나서게 된 것이다. 당시 물부족으로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우물을 파고 36홀에서 9개홀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며 경영에 나섰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를 통해 폐쇄한 9홀 자리에 호텔을 짓는 아이디어를 실행한 것. 이는 벤처기업가로 명성이 자자했던 스티브 김 이사장의 저변에 깔려 있던 혁신의 혼이 일깨워진 결과였다.  
 
김 이사장은 호텔 건축을 벤처기업처럼 시작했다. 우선 건축설계를 업체에 맡기지 않고 윌셔에 '원스톱디자인'이라는 또 다른 벤처기업을 세웠다. 컴퓨터 디자인에 능한 고수를 영입해 '명소 만들기' 작업에 나섰다. 그가 한국과 미국에서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였기에 남들과는 다른 설계가 가능했다. 그가 의사결정에 직접 나서 복도의 높이, 문짝의 길이와 모양, 온갖 가구들을 정했고 이는 3D그림으로 화면을 가득 채웠다.
 


호텔은 380개의 객실과 이중 50~60개는 빌라를 갖춘 곳이다. 호텔방이지만 카지노를 위한 라스베이거스식의 한 칸짜리 방이 아니고 가족 휴식이 가능한, 리조트에 맞는 450스퀘어피트 정도 되는 규모다. 하지만 알려졌다시피 샌타클라리타 시정부가 그의 계획안을 거부했다. 적법한 절차를 밟았는데도 막았다. 자기 땅에 정식 허가를 내서 제대로 짓겠다는데 시정부가 막아선 것이다. 당시 시정부를 상대로 2억5000만 달러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큰 장애물을 만났지만 베테랑 벤처기업가인 스티브 김 이사장은 달랐다. 그가 벤처기업가로 많은 칭송을 받았던 점은 첫번째 벤처와 두번째 벤처를 경영하면서 총 15년 60분기 동안 항상 이익을 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다른 대안을 찾았다. 건축 팀원들과 미팅에서 나온 아이디어, 즉, 기존 설계를 바탕으로 다른 곳에 짓는 것을 고려했다. 마침 와이너리로 유명한 테미큘라 지역에 좋은 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역 정부와 접촉해 그들이 원하는 사양을 기존 계획에 맞췄다. 샌타클라리타 1호점은 소송까지 가고 있지만 테미큘라 2호점은 2024년 5월 청문회를 거쳐 곧 삽을 뜰 계획이다.  
 
2호점 착공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사이 김 이사장은 의료 검진을 받으러 한국에 갔다가 자신이 세운 꿈희망드림재단을 위한 연수원을 짓기로 결정했다. 팬데믹으로 한국에서 리더십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왔던 것이 아쉬웠는데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미국에서 호텔과 리조트를 짓기 위해서 준비했던 것을 바로 쓸 수 있게 됐다. 자신이 세운 건축설계 사무소의 3번째 작품으로 연수원을 짓게 된 것.  
 
"서울에 마땅한 땅이 없어서 전국의 폐교를 조사했더니 37곳이 나왔습니다. 무주에 3천평짜리 폐교터가 있어서 허가를 받아 지난 1월부터 짓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에 있는 폐교의 현황을 파악하던 중 마침 전북 무주군에 10년 전에 폐교됐고 현재는 무주군에서 소유하고 있던 부지를 발견했다. 2023년 6월, 군수와의 면담을 통해 계획을 전달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미국으로 돌아와 구체적인 설계와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무주군에 제출했다. 무주는 처음 가본 곳이지만 재단이 찾은 부지는 고속도로에서 내리면 5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무주 구천동으로 유명한 무주는 산과 강이 어울어진 곳으로 해마다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임도 새롭게 알았다.  
 
덕유산에 이미 조성된 무주스키장은 오래 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통해 널리 알려졌고 매년 9월에 열리는 반딧불 축제에는 4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전국에서 몰려온다. 가을 단풍을 보기위한 등산객들을 포함해서 사계절 내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 테미큘라 리조트와 같은 160개의 객실과 큰 부페 레스토랑, 10개의 교실, 큰 행사장을 갖춘 지상 4층 규모의 연면적 4000평에 달하는 연수원이 들어선다.  
 
청소년들이 리더십 교육을 받고 호텔 수준의 시설에서 머물며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 공무원, 중소기업 등의 직원들이 워크샵을 위해 머물며 휴식과 재생산을 통한 좋은 추억을 남길 것을 기대한다. 대규모 행사장에서는 지역 주민들을 초대한 음악회, 공연 및 강연 등을 수시로 개최할 수 있다. 1호점이나 2호점은 건축이 끝나는 대로 전문 경영인들에게 맡겨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3호점인 무주 연수원은 재단이 직접 나서서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고 구체적인 부분에 참여함으로써 훨씬 의미있고 좋은 사업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무주 드림센터는 수익창출이 우선이 아니라 이곳을 찾는 사람들 누구나 비용대비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다시 찾고 싶은 명소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전에는 재단의 교육프로그램을 위해서 강사들이 전국 이곳 저곳을 다녀야 했지만 연수원이 완성되면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이 2박3일간 숙식을 같이 하면서 꿈과 희망, 미래를 함께 그리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1000만달러가 훨씬 넘게 들어간다. 이전에 재단에 출연해 놓은 자산의 투자 이익이 건설비용을 상당수 충당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재단을 통해서 매년 200만달러씩을 사용했는데 연수원에서 손익분기점만 맞추면 현상유지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재단이나 갖고 있는 자산을 죽기전에 좋은 곳에 쓰게 됐다"면서 "많은 사람이 싸고 행복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수원 건축은 10월말에 완공될 것으로 보이지만 테미큘라 2호점, 샌타클라리다 1호점도 포기하지 않았다. 원래 벤처기업들이 기존의 법제와 관습, 관행을 뚫고 극복해서 이뤄내는 것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뼈속까지 벤처기업가인 스티브 김 이사장은 꼭 이뤄낼 것을 자신했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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