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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현금 수송차 강도, 단 20초 걸렸다

최근 브링크스 대상 연쇄강도
운전자 총겨누고 차량 빼앗아
할리우드 영화같은 대범함

범인은 흑인계 갱단 전과자들
실마지역서 3천만불 강탈하고
수송차 덮쳐 수백만불 보석훔쳐

용의자 체포 후 유사범죄 계속
통화기록 조회로 일당 소탕작전
3월 공범 검거중 경찰총격 사망

(1)2022년 2월과 이듬해 2월 사이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강도 사건 용의자가 소총을 겨누고 있다. (2) 현금 수송차량 강도가 브링크스 트럭 운전자를 총구로 위협하고 있다. [FBI 제공]

(1)2022년 2월과 이듬해 2월 사이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강도 사건 용의자가 소총을 겨누고 있다. (2) 현금 수송차량 강도가 브링크스 트럭 운전자를 총구로 위협하고 있다. [FBI 제공]

대낮 현금 수송차 강도

대낮 현금 수송차 강도

현금 수송 트럭인 브링크스(Brinks) 운전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총구를 마주했다. 매상을 운반하기 위해 한 타코벨 매장에 도착했을 때였다.
 
AR-15 소총을 든 괴한은 상하의가 붙은 흰색 도장공(painter)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는 운전사에게서 트럭 열쇠를 낚아챈 뒤 비슷한 옷을 입은 다른 공범에게 건넸다.
 
열쇠를 넘겨받은 공범은 장갑차 안으로 들어갔다. 얼어붙은 운전사는 총구만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곧 트럭 안에서 “어이, 가자!”라는 외침이 들렸다. 범인들이 도주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분에 불과했다.  
 
경찰은 도주 차량을 0.5 마일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현금과 용의자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지난해 6월 노스리지 인근 리시다 지역에서 발생한 이 강도 사건은 LA카운티 전역에서 현금 수송 트럭들만 노린 강도 조직의 소행이다. 이들은 범행 대상을 미리 정해 몇 주간 그들의 일정을 연구했다. 트럭 운전사들이 은행, 신용조합, 마켓, 패스트푸드 식당 등에서 대량의 현금을 수령하거나 배달할 때 매복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범인들은 웨스트 불러바드 크립스, 이스트 코스트 크립스, 블랙 P 스톤 등 갱단 출신의 전과자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주 교도소에서 복역중 만났다.
 
이들은 지난 3월31일 실마 지역 현금 보관 시설에서 무려 3000만 달러를 털어 도주했고, 브링크스 트럭을 위협해 총 한번 쏘지 않고 수백만 달러 상당의 보석을 훔치는 등 강도 행각을 이어가고 있다.
 
이 사건들은 수사관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마치 할리우드 스릴러 영화처럼 대낮에 대담하고 번개같이 벌어진 수법 때문이다.
 
2022년 2월, 강도 일당은 첫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호손 지역 웨스콤 크레딧 유니온 앞에 서있던 현금트럭 운전사에게 3인조가 접근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스키 마스크와 노란색 경비원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는 운전사를 땅에 엎드리게 한 뒤 소총의 총구를 그의 머리에 겨누었다.
 
총구를 들이대는 동안, 다른 공범 2명은 현금과 수표가 든 가방을 챙겼다. 이어 용의자들은 흰색 혼다 어코드를 타고 도주했다. 체포된 일당 중 한 명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이들이 강탈한 금액은 16만6640달러였다.
 
이후 이 강도단은 1년여간 잉글우드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지점, 크렌쇼 불러바드 선상의 99센트 스토어, 라브레아 애비뉴와 애덤스 교차로 인근의 체크 캐싱 업소 등에서 현금 수송 트럭 운전사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벌였다.
 
수사 기록에 따르면 한 브링크스 운전사는 체크 캐싱 업소에서 현금을 운반하던 중 녹색의 레이저 조준기가 그를 겨냥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어 가면을 쓴 3인조가 접근했고, 그 중 한 명은 기관단총 중화기로 무장했다.
 
운전사에게 그들이 내린 명령은 변덕스러웠다. 누워있으라고 했다가 일어서라거나 무릎을 꿇으라고도 했다. 용의자들은 운전사들로부터 트럭 열쇠와 권총을 빼앗은 후 트럭에서 현금 가방을 강탈했다. 피해액은 총 37만4168달러였다.
 
수사관들은 용의자로 제임스 러셀 데이비스(사진)와 데니브스 홉슨이라는 배다른 형제를 지목했다. 호손에서 발생한 첫 범죄가 일어나기 3주전 피해 사업장인 신용조합 직원이 목격한 흰색 쉐보레 타호 차량에서 단서를 얻었다. 이 직원이 해당 차량이 은행 주변을 한 시간여 돌며 현금 수송 차량의 사진을 찍는 것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첫 사건 발생 8개월만인 2022년 10월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체사피크 애비뉴의 한 주택을 수색했을 때, 당시 범행에 사용된 도주 차량이 집 밖에 주차된 장면이 담긴 감시카메라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수사 결과 용의자 데이비스는 웨스트 불러바드 크립스의 일원이며, 홉슨은 블랙 P 스톤즈 출신으로 드러났다.
 
LA카운티 셰리프국 요원들이 불심 검문 중 홉슨을 심문했을 때, 그는 자신의 갱단 관련성을 부인했다.
 
“전 완전히 합법적으로 살아왔습니다. 믿어주세요.”
 
홉슨은 2023년 2월에 체포됐다. 데이비스는 FBI가 2만5000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수배한 지 한 달 만인 3월에 붙잡혔다.
 
두 형제가 수감중에도 강도 행각은 계속 이어졌다.
 
2023년 6월10일 아침, 한 브링크스 현금 수송차가 플로렌스 애비뉴와 크렌쇼 교차로에 있는 세븐일레븐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운전사는 트럭 안에 머물렀고, 동승한 직원은 현금을 가져오기 위해 트럭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현금을 들고 나오자 트럭 옆에 흰색 렉서스 SUV 차량이 급정차하더니 소총을 든 점프슈트 차림의 괴한이 차에서 내려 그를 땅으로 넘어트렸다.
 
그동안 두 번째 용의자는 트럭 안에 있는 운전사를 향해 소총을 겨누었다.  
 
“빨리 가자!” 렉서스 운전사가 외쳤다. “빨리 해!”
 
범행에 사용된 렉서스는 아칸소주에 등록된 법인 명의로 되어 있었으며, 사건 발생 후 인근 골목에서 버려진 채 발견되었다. 이날 강도 행각은 단 20초 만에 끝났다. 도난당한 현금의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17일 뒤 발생한 사건이 리시다 지역의 타코벨 현금 강탈 사건이다. 경찰은 주택가 거리에서 도주 차량을 발견했다. 은색 도요타 CHR은 그날 새벽 12시35분쯤 웨스트 애덤스에서 도난 신고된 차량이었다.
 
이 강도단이 벌인 가장 최근 사건은 지난해 10월16일 오전 사우스LA에서 ATM 기계에 현금을 넣던 브링크스 운전사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다.
 
LA경찰국의 에밀리 델프 수사관은 “범행 방식, 사용된 무기의 유사성, 그리고 용의자들이 입은 복장을 바탕으로, 일련의 강도 행각들이 서로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홉슨과 데이비스의 전화 기록을 조사하다 그들이 강도 행각중 제이디 리 영 주니어라는 명의로 된 셀폰으로 통화한 사실을 발견했다. 영은 30세의 웨스트 불러바드 크립스 일원으로, 폭행죄로 12년간 복역한 전과가 있다.
 
영은 2023년 6월 총기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그의 트럭에서는 1만 달러 이상의 현금이 발견되었는데, 현금 다발은 브링크스가 묶는 방식과 유사하게 포장되어 있었다. 영은 최근에 트럭을 구입했고 윈저 힐스에 새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수사관에게 털어놨다.
 
수사관들은 영의 전화 기록을 조회해 그가 세븐일레븐 강도 당시 근처에 있었으며, 강도 발생 2주 전에는 타코벨 주변을 맴돌고 있었음을 밝혀냈다.
 
하지만 LAPD가 영을 체포하기 전에, 다른 경찰 기관이 그를 먼저 발견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영은 잉글우드 지역의 한 유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셰리프국의 레이 루고 수사관은 “영은 LA시내 어딘가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살해됐다. 그 뒤 누군가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영의 통화 기록에서 또 다른 연루 용의자를 찾아냈다. 영은 세븐일레븐과 타코벨 강도 사건 당시 자동차 절도 전과가 있는 이스트 코스트 크립스 소속 제프 로코와 통화했다.
 
로코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에서는 강도 현장에서 사용된 총들과 유사한 총기의 사진들이 발견되었고, 현금 묶음의 사진도 공유됐다.
 
지난 3월21일 새벽 5시에 LAPD 특수기동대(SWAT)가 리시다 지역의 아파트 건물 계단에 집결했다.  
 
“제프 로코, LAPD입니다!”
 
한 경관이 확성기를 통해 외쳤다. “손을 들고 즉시 항복하세요!”
 
감시카메라는 그가 아파트3층의 발코니를 넘어 도주하는 것을 포착했다. 그는 반바지와 운동화만 입은 채였으며, 도주하다 잔디에 떨어졌다.
 
“그가 총을 갖고 있다!”  
 
경관이 고함쳤다. “총 잡지 마! 잡지 마! 버려!”
 
곧이어 경찰의 총격이 이어졌다. 경찰 총격에 숨진 남성의 아파트에서는 대용량 탄창과 방탄복이 발견됐다.
 
그날 아침, 수사관들은 세븐일레븐 강도에 사용된 도주 차량에서 발견된 장갑의 DNA와 일치하는 디삭 존스(33)도 체포했다.
 
존스는 2건의 강도 혐의로 기소됐지만 15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일단 석방됐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원문은 LA타임스 4월29일자  ‘L.A. gangsters used painter suits, assault rifles and zip ties for brazen armored car heists’ 제목의 기사입니다. 


매튜 옴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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