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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한인 대형교회 150여 개 사라진 꼴"

[개신교 교세 약화 현상]
남침례교단 지난해 46만 명 감소
"100년 만에 가장 크게 하락해"

개척보다 문 닫는 교회 많아져
PCUSA 등 교단 건물 매각 검토

한국 교단도 교인 감소 마찬가지
사회 전반 탈종교 현상도 한 몫

구 수정교회는 남가주 지역의 랜드마크로 불릴 만큼 유명한 개신교회였다? 헌금 급감 등으로 지난 2010년에 파산 신청을 했다. 이 교회를 가톨릭의 '그리스도 대성당(Christ Cathedral)'이 2012년에 매입했다. 관광객들이 교회 건물을 구경하고 있다.

구 수정교회는 남가주 지역의 랜드마크로 불릴 만큼 유명한 개신교회였다? 헌금 급감 등으로 지난 2010년에 파산 신청을 했다. 이 교회를 가톨릭의 '그리스도 대성당(Christ Cathedral)'이 2012년에 매입했다. 관광객들이 교회 건물을 구경하고 있다.

미국 기독교의 교세가 예전같지 않다.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교단마다 갖고 있던 건물도 매각하고 있다. 이는 교세 위축에 따른 위기를 반영한다. 기독교의 교세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목소리는 그동안 계속돼왔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유럽 등 기독교 전반에 걸친 이슈가 분명하다. 건물 매각 이면에는 위기에 직면한 기독교의 현실이 담겨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교세 감소의 이유 등 교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남침례교단(이하 SBC)은 미국내 최대 개신교단이다.

 
남동부를 일컫는 '바이블 벨트'를 기반으로 그동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보수 진영의 정치인들도 때마다 바이블벨트의 표심을 의식해 눈치를 볼 정도였다. 그 중심에 SBC가 있다.
 
최근 크리스천포스트는 남침례교단 산하 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 자료를 인용, 지난 2022년 SBC가 무려 1253개의 교회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교인수 감소에 따른 폐쇄가 주원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SBC에서는 이 기간 동안 46만 명 이상의 교인이 감소했다. 단일연도로 보면 100년 만에 가장 크게 하락한 수치다.
 
미주 지역 한인 대형교회들의 경우 교인 수는 대략 3000명 수준이다. SBC의 교인 수 감소와 비교해보면 1년 만에 150여 개의 한인 대형교회가 한꺼번에 사라진 것과 같다.
 
SBC의 교세는 미국 기독교의 현실을 어느 정도 방증하고 있다.
 
이 교단의 현재(2022년 기준) 교인 수는 1322만 명이다. 이 교단은 2020년(1408만 명), 2021년(1368만 명) 등 교인 수가 계속 감소중이었다.
 
이번 보고서가 나온 기준으로 보면 SBC의 교인 수는 16년 연속 줄고 있다. SBC는 지난 2006년 교인 수가 무려 1630만 명이었다. 교세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16년간 308만 명이 줄어든 셈이다.
 
라이프웨이리서치 스콧 매코넬 디렉터는 "교회가 폐쇄되는 수가 개척 교회 수를 앞서고 있을 정도"라며 "특히 과거에 비해 적은 숫자의 사람이 침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최대 장로 교단인 미국장로교(이하 PCUSA)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교단은 19세기 때 한국에 기독교 선교사를 다수 파송했었다. 한국의 장로교 신학의 근간이 된 교단이기도 하다.  
 
PCUSA의 경우 지난 2022년에 100개 이상의 교회(약 5만3000명)가 줄었다. 현재 이 교단의 교인 수는 약 114만 명이다.
 
이 교단 역시 2020년(130만 명), 2021년(124만 명) 등 교인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심지어 PCUSA는 재정난을 버티지 못하고 켄터키주 루이빌 지역에 있는 교단 총회 본부 매각을 검토중이다.
 
이 교단 관계자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사태 등을 기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를 위해 본부 건물 매각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PCUSA는 지난 2012년 동성애자 결혼 허용 등 교단 헌법을 바꾸면서 급격히 교세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남가주 지역 PCUSA 소속의 박모 목사는 "대부분 팬데믹 사태를 교인수가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언급하지만 교세 감소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됐던 일"이라며 "특히 사회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PCUSA내에서도 동성결혼 허용 등으로 인한 반발 여론이 거세졌고 이러한 점은 교세 감소를 가속화한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건물 매각은 PCUSA만의 일이 아니다.
 
연합그리스도의교회(이하 UCC) 역시 10년 사이(2012~2022) 29만 명에 이르는 교인이 교단을 떠났다.
 
UCC의 경우 이미 지난 2021년 총회 본부 건물을 매각했었다. 당시 UCC측은 "건물 매각으로 인해 연간 수십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 "팬데믹 영향을 받긴 했지만 오랜 시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북미개혁교단(CRC)도 지난해 9월 건물 매각을 결정했다.
 
이 교단은 "총회 본부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교단 입장에선 부담이 됐다"며 "65년간 교단 본부로 사용해왔던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 교계의 상황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일례로 한국 내 최대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이하 통합)의 통계를 살펴봤다. 통합 측에 따르면 현재 교인수는 230만2682명이다. 이는 지난 2015년(278만9102명)과 비교하면 17% 가량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교세 감소는 기독교 전반에 걸친 문제다. 젊은층이 교회를 외면하고 사회가 급변하면서 기독교의 상황 역시 교세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독교의 교세가 감소하는 데는 탈종교 현상도 한 몫하고 있다. 종교사회학계에서는 탈종교 현상을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ㆍ영적이지만 종교적 이지는 않다)'이라는 용어로 규정한다. 영적인 개념에 관심은 분명 있지만 제도권 종교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트포드신학교 스콧 섬마 교수(종교사회학)는 "SBNR을 추구하는 부류는 주로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돼 있는데 그들은 종교적 테두리 안에 갇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며 "반면 명상이나 요가 등을 통해 매우 상당히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데 이로 인한 탈종교 현상은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계 전반에 거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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