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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자아-네잎클로버

손원임

손원임

사람은 인식과 느낌, 행동의 주체로서 자아를 갖는다. 이 자아(自我)는 영어로는 에고(ego)라 하며, ‘나’라는 의미다. 우리 자아는 의식의 통일체로서 일관성을 보이며, 태어나 아동기와 소년기를 거쳐 청년기, 성인 초기에 대부분 확립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인간이란 평생 동안 ‘자아’, 즉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신의 행동을 갈고 닦아가며, 자신을 변화시키며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존재다. 이에 자아라는 개념은 철학적으로도, 심리학적으로도, 그리고 의학적으로도 딱히 ‘이것이다’라고 정의하기가 애매하다. 우리는 자아를 개개인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 범위를 넓혀 세상과 만물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바라보고 확대 적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도덕적인 초자아(superego)라는 개념과 본능(id)과 자아의 균형을 이루는 중용의 도와 법칙이 등장한 게 아닌가.  
 
사실상 자아는 좀 더 세부적으로 말해서, 4가지 구성 요소로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다. 쉽게 생각하자면, 자아를 네잎클로버(four-leaf clover)나 4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직소퍼즐(jigsaw puzzle)에 비유할 수 있다. 첫번째는 ‘자아 인식(self-awareness)’이다. 두번째는 ‘자아 개념(self-concept)’이다. 세번째는 ‘자아 통제(self-control)’다. 네번째는 ‘자아 존중(self-esteem)’이다.  
 
‘자아인식’은 자신을 타자와 별개의 존재로 자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어린이가 자기 가족을 도화지에 크레용으로 그리고 나서, “우리 가족은 아빠, 엄마, 그리고 나 세 명이예요”라고 말하는 경우다. ‘자아개념’은 자아에 대한 정보의 축적이다. 주로 인지발달과 함께 이루어지며, 이는 자존감의 기초를 형성한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식들이 이렇게 하는 말들을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얼굴이 우리 아빠/엄마랑 진짜로 많이 닮았어요!” 혹은 “나는 여자가 아니라 아빠처럼 남자라서 힘이 무척 세요.” ‘자아통제’는 자기조절 능력이다. 이는 충동 조절력, 만족지연능력, 좌절감과 분노 조절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사탕을 먹고 싶어도 참을 수 있거나, 화가 나도 소리지르지 않고 친절한 말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동의 발달지표에 따르면, 어린이는 이미 두 살부터 자아통제력을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자아존중’이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로서, 자신을 가치 있고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정도에 따라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경향을 낳는다. 결국 아이가 부모에게서 사랑 받는다고 느끼고, 학교에서도 인정받고, 자신을 이 사회의 필요한 존재로서 인식해야 자존감이 향상되고, 이런 판단은 아이의 올바른 정체감의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항상 이렇게 말하고 우울해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 엄마가 내 성적표를 보고, 내게 ‘바보’라고 큰소리치면서 화내셨어. 나는 정말 ‘멍청해’!”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아의 네가지 하위 개념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꾸준한 발전과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우리 자신에게도 그렇지만, 특히 우리 자녀의 바람직한 자아 형성을 막거나 방해하지 않도록 하자. 말하자면, 부모가 자식에 대해서 ‘너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혹은 ‘내 아이는 별 수 없어’ 하는 식으로 단념하고 마음의 귀를 닫아버리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나는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찾아 이곳 저곳을 헤매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형의’ 네잎클로버를 발견한 기억은 거의 없다. 아마도 우리는 영원히 우리 삶이 질 때까지 우리 자신의 ‘완전한’ 자아를 이루지도 찾지도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완벽을 요구하지도 너무 재촉하지도 말자. 아이들은 숨을 고르고 쉴 공간이 필요하다. 어린이는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서, 그들 고유의 재능을 찾아 자신감을 갖고, 사회인으로서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그런 “자아의 네잎클로버”를 아름답게 그려가야 한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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