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중국읽기] 펑리위안과 장칭

‘펑리위안(彭麗媛)이 제2의 장칭(江靑)이 될까?’ 최근 중화권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이야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이 마오쩌둥의 마지막 동반자 장칭과 같이 정치에 참여할 것이냐는 의문이다. 계기는 지난달 24일 펑 여사의 후난성 창사 방문이다. 펑 여사는 세계보건기구 결핵 및 에이즈 예방 친선대사 자격으로 해당 지역의 결핵 예방 상황을 챙겼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한데 왜 이런 말이 나올까? 과거와 다르다는 거다. 우선 고위 관료 동반이다. 이전엔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이 수행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엔 차관급인 후난성 부성장도 대동했다. 두 번째는 사진의 구도다. 과거 사진 속 펑 여사는 비록 가운데 자리하긴 했지만, 대중과 뒤섞인 모습이었다. 지금은 차관급 인사 두 명이 펑 여사와 일정 거리를 두는 구도로 펑 여사를 두드러지게 부각했다.
 
이 같은 연출은 시진핑 주석과 같은 ‘유일한 존엄’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관료적 냄새가 짙다. 세 번째는 각별한 안전 조치가 취해졌다. 예전엔 많은 인파와 어울리는 모습이었는데 이번엔 엄선된 소수의 사람만 만나 의외의 사고를 예방하는 성격이 강했다. 대만과 미국 언론 등에서 잇따라 펑 여사가 제2의 장칭이 될 것인가를 따지는 분석이 쏟아진 이유다.
 
장칭은 1969년 정치국 위원이 됐고 70년대 4인방을 결성해 문혁을 주도했다. 마오는 만년에 가장 믿을 수 있는 인물은 가족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장칭에게 대권을 물려주려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오와 같이 절대 권력을 쥔 시진핑 주석 역시 마오의 전철을 따르지 않겠냐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관측인 것이다. 89년 천안문 사태의 주역인 왕단(王丹)은 “그들 입장에선 가족에 권력을 넘기는 게 이성적인 선택일 것”이라고 말한다.
 
펑리위안과 장칭의 3가지 공통점이 거론되기도 한다. 둘 다 산둥성 사람이고 예능계 출신이며 아들을 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펑 여사의 정계 진출설은 지난해 11월 2일 리커창 전 총리의 장례식 때 불거진 적이 있다. 당시 펑 여사가 시진핑 주석 다음으로, 그러나 다른 6인의 정치국 상무위원보다 먼저 조문을 했기 때문이다. 이후 펑 여사의 정치국 위원 진입 예측이 나왔고 최근엔 국가부주석이 될 거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펑 여사의 정계 진출설은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다. 그러나 2027년 21차 당 대회 때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는데 두고 볼 일이다.

유상철 /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