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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예비선거 개표 결과

박춘호

박춘호

지난 3월 19일 실시된 일리노이 예비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인 선거는 쿡카운티 검사장 선거였다. 민주당의 에일린 오닐 버크 후보와 클래이튼 해리스 3세가 대결한 이 선거는 개표 후 2주가 지나는 동안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두 후보간 득표 경쟁이 끝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약 1500표, 겨우 0.3% 포인트 차이로 버크 후보의 당선이 확정될 수 있었다. 투표일 당일 개표 결과와 함께 나중에 들어온 우편투표 결과까지 합해서야 당락이 결정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우편투표의 특성상 투표일이 한참 지난 후에도 개표될 수 있어 개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당락이 확정될 수 있을 만큼 박빙의 차이였다. 쿡카운티 전역의 투표소별 개표 현황을 살펴보면 얼마나 두 후보간 경쟁이 치열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흑인 남성인 해리스 후보는 시카고 남부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쿡카운티 남부 서버브와 근교 서부 서버브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백인 여성인 버크 후보는 해리스 후보에 비해 460개 투표소에서 앞선 결과를 얻어냈다.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한 지역은 시 북서쪽과 남서쪽이었고 다운타운에서도 많은 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서버브 쪽에서는 북서쪽과 남서쪽 지역에서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버브 쿡카운티만 놓고 봤을 때 버크 후보는 991개 투표소에서 승리한 반면 해리스 후보는 430개에 그쳤다. 결국 지역적으로 보면 시카고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서버브 쿡카운티에서는 버크 후보가 더 우세했던 셈이다.  
 
해리스 후보가 끝까지 버크 후보와 막상막하의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흑인 밀집 지역에서의 강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흑인 밀집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 해리스 후보는 약 77%의 득표를 보이면서 표를 쌓았다. 이 지역에서는 버크 후보에 비해 6만7000표 이상을 더 얻었던 것이 당락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개표 결과를 낳은 셈이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해리스 후보의 낙선 이유 역시 찾을 수 있다. 흑인 밀집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지만 실제로 그 지역의 투표율이 이전 투표에 비해서는 높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선거의 경우 지난 2016년과 2020년 민주당의 쿡카운티 검사장 예비선거 결과에 비교했다. 지난달 예비선거에서 흑인 밀집 지역의 쿡카운티 검사장 투표에는 모두 12만6000표가 집계됐다. 이는 2016년 같은 지역, 같은 선거에서의 35만표와 2020년 23만표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적은 표다. 당시 선거에서는 현 킴 폭스 검사장이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2016년에 비하면 52% 줄어든 투표율로 인해 해리스 후보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 라티노 밀집 지역의 투표율이 69% 줄었고 흑인 밀집 지역의 투표율은 64%나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백인 밀집 지역의 경우 감소율이 다른 인종에 비해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버크 후보가 덕을 본 셈이다.  
 


물론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2020년 폭스 검사장이 당선될 당시 흑인 밀집 지역에서의 득표율이 84%였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해리스 후보가 이런 득표율을 보였다면 9000표 이상을 더 얻으면서 당락을 바꿀 수도 있었다. 9000표 차이면 현재 득표차인 1500표의 여섯 배에 가까운 수치다. 당선자가 충분히 바뀌고도 남을 정도의 차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 흑인 유권자들의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폭스 검사장에 비해 낮은 것도 당락이 영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버크 후보는 쿡카운티 전 지역에서 고른 지지율을 보였고 아시안 유권자의 64%, 라티노 유권자의 51%, 백인 유권자의 63%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쿡카운티 검사장의 경우 범죄 대책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총기 규제와 기소 정책 등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치안 상황을 바꿀 수 있다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중요하다. 현 검사장이 강력 범죄에 대해 충분히 적극적으로 기소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유명 배우의 기소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검사장에게 바라는 유권자들은 표심은 분명하다. 거리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아울러 쿡카운티 민주당에서 공식 지지 선언을 한 해리스 후보가 낙선한 것은 주민들이 민주당 지도부의 의도대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쿡카운티 유권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는 고가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부과되는 세금을 대폭 올려 노숙자 대책에 사용하고자 주민투표에 부친 안건이 부결된 것과 함께 민주당의 완전한 패배인 셈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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