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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진출의 그림자…문 닫는 가구점들

웨스턴 르네상스 명암(2)

갤러리 입점에 렌트비 상승
가구점들 ‘젠트리피케이션’
“폐업 이어져 가구거리 쇠퇴”

한인이 운영하는 가구점이 즐비했던 웨스턴 애비뉴의 한 점포에 임대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상진 기자

한인이 운영하는 가구점이 즐비했던 웨스턴 애비뉴의 한 점포에 임대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상진 기자

어디에나 명암은 존재한다. 갤러리들의 입점으로 부흥을 모색하는 웨스턴 길 이면에는 사라져 가는 가구점들이 있다.  
 
20여년 전 웨스턴과 멜로즈 애비뉴를 중심으로 한인 업소 15곳을 포함해 베트남계와 아르메니안, 중동계 등 약 40여개의 가구점이 몰려있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 경기불황과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부딪히면서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현재 웨스턴과 멜로즈 애비뉴 인근에 남은 기존 가구점들은 10여곳 정도로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구글에 영업 중이라고 나와 있지만 실제로 갔을 때 문을 닫았거나 임대를 내놓은 곳도 여러 곳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한인 업주는 “지난 10일 동안 하나도 못 팔았다. 팬데믹 지원금도 끊기면서 심각하게 장사가 안 된다"며 “은퇴 나이가 된 업주들은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기엔 벅차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붙잡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웨스턴 길이 화려해질수록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보일하이츠의 커뮤니티 활동가 마가 알카자르는 웨스턴 길 동향에 대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면에서 이는 부동산 투기의 수단으로 예술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교과서적인 사례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웨스턴 길 활성화는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이어질 것이고 결국 기존 세입자들이 밀려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빼곡했던 한글 간판들이 대거 사라진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글 간판이 사라진 자리에 영어로 된 갤러리 간판들이 채워지면서 한인타운의 색도 옅어지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 감소 및 상권의 획일화 등으로 지역적 특성이 사라지는 것은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적 특징이다.  
 
한글 간판이 달린 일부 업소는 심지어 타인종 업주가 운영 중이었다. ‘가구 사랑’의 간판이 걸려있는 가구점 ‘모드 플러스’의 하룻 킬리슬리안 사장은 “6년 전 한인 업주로부터 인수했다”며 “대부분 한인 업주들이 가게를 팔고 떠났다”고 말했다.  
 
또 인근의 ‘할리우드 가구점’도 타인종이 운영하고 있었고, ‘이엔티 가구점’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현재 한인 업소로는 ‘101 디자인 가구사랑’과 ‘조이 가구점’이 정상 영업 중이었다.  
 
‘101 디자인 가구사랑’의 블루스 사장은 “사실 ‘가구 거리’는 이제 없다. 웨스턴 위쪽의 남은 가구점들도 대부분 이미 팔렸고 1~2개만 남게 될 것”이라며 “단골들이 찾아주는 일부 업소들만 현재 살아남았다”이라고 말했다.  
 
LA1부동산 한월순 중개사는 “웨스턴 애비뉴 가구 거리 젠트리피케이션 실제화되고 있다. (오래된) 상권들이 죽으면서 동시에 장사가 안되고 폐업하는 한인 업주들 밀려나고 있다”고 전했다.  
 
가구 거리의 쇠퇴는 한인타운으로 유입되는 인구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한 중개사는 “타운 내 이사를 하는 사람들은 거의 젊은 세대다. 젊은 층들은 주로 온라인으로 (가구를) 소비한다”며 “반면 시니어층은 자가가 있거나 이사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A에 거주하는 이하빈씨는 “젊은 층들은 이미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고자 하는 가구를 정해놓고 해당 가구점을 방문하기 때문에 한인타운 가구점은 잘 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아·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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