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수첩] ‘반전 드라마’ 재외선거…투표의 힘 보였다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 재외선거가 끝나자 한국 언론과 정치권이 동포사회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치러진 총선 재외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62.8%(기존 투표율 23~45%)를 기록해서다. 지난 2012년 재외선거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총선 투표율이다.지난 3월 12일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노태악)가 재외선거 재외유권자 등록자를 발표할 때는 재외선거 회의론까지 나왔다. 등록률이 너무 낮아 선거비용이 아깝다는 딴지였다.
실제 이번 총선 등록 재외유권자는 총 14만7989명, 재외동포청 추산 재외국민은 246만 명 대비 유권자 등록률이 6%에 그쳤다. 등록 유권자도 2022년 제20대 대선과 비교 34.6%, 2020년 제21대 총선과 비교 14%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 재외선거에서 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졌다는 반응이다. 총선 재외선거를 바라보던 회의론은 환호로 바뀌었다. LA재외선거관리위원회 측은 고생한 투표사무원들에게 커피 한 잔 ‘한턱’을 쏘며 자축했다. 정치권은 높은 투표율이 어느 정당에 이득일지 표심 분석에 한창이다.
재외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연령대는 다양했다. 임태랑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LA협의회장은 “전에는 투표소에서 젊은층을 보기 어려웠다면, 이번에는 첫날부터 자녀까지 데려온 분들이 참 많았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긍정했다.
특히 먼 길을 마다치 않고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재외국민(동포) 권익신장’을 강조했다. 대부분 지난해 출범한 재외동포청 소식을 반겼다. 재외공관 민원서비스 편의증진, 재외국민 법적지위 향상, 재외동포를 위한 한국 정부와 국회의 관련법 제정 등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한 유권자는 “우리가 아무리 정당한 대우를 요구해도 힘이 없으면 들어주지 않는다. 가장 큰 힘은 재외선거 참여”라고 일갈했다.
반면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 고취와 편의증진은 풀어야 할 숙제다. 유권자 등록은 온전히 재외국민의 몫이다. 중앙선관위 온라인으로 쉽게 가능한 만큼, 한인사회 차원에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특히 미국에만 전체 재외국민의 44%(109만 명)가 거주한다. 미국에서는 연방우정국(USPS)을 통한 우편투표가 일상이다. 한국 중앙선관위와 국회는 미국에서라도 ‘재외선거 우편투표’를 시범도입하는 전향적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재외공관이 우편투표 발송과 회송을 1차 담당하면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중앙선관위는 재외선거관을 8명을 파견한 미국에서 선거법 단속에 따른 국제법 위반 소지도 풀어야 한다. ‘선거범죄 예방.단속’ 행위는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정절차인 만큼 주권침해 시비를 자초해선 안 된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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