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교량 붕괴 실종자 “6명 모두 사망 추정”
실종자 대부분 중남미 출신 이민자
엘살바도르 출신 세 아이 아빠도
선박 조난 신호로 더 큰 참사 막아
이날 사고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 중 6명이 실종, 2명은 구조됐다. 당시 교량 위에서 8명의 인부들은 포트홀(도로 파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실종자들은 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멕시코 등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로, 이중 한 명은 세 아이의 아빠인 것으로 알려졌다. 19년 동안 메릴랜드에 거주하며 세 아이를 둔 엘살바도르 출신 이주노동자 미구엘 루나는 사고 전날 저녁 일을 하러 집을 나섰으나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국무부는 실종자들의 출신 국가에 연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7일 교량과 충돌한 선박의 블랙박스와 데이터 기록장치를 확보했다고 전했으며, 이를 통해 충돌 원인에 대해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교량과 충돌 전 선박 내 정전이 발생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자세한 원인은 추가 조사 후 파악될 전망이다.
한편 사고 직전 선원들의 조난 신호가 더 큰 참사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전 응급 구조대원들은 충돌 선박 ‘달리(Dali)’로부터 무전 조난 신호 ‘메이데이’ 호출을 받았고, 이를 통해 경찰은 하루 약 3만 대 넘는 차량이 운행되는 교량의 교통을 통제할 수 있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선원들의 경고를 통해 당국이 출동 전 교량 출입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전했고,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충돌 직전 신호를 보낸 선원들이 생명을 구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충돌 전 선박이 동력을 상실하고 조종이 되지 않자 선원들은 조난 신호를 보내고 닻을 내리는 비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사고 발생 이후 메릴랜드주 당국이 항구 운영을 무기한 중단함에 따라, 메릴랜드를 통해 물품을 운송했던 많은 선박이 뉴욕·뉴저지 항구에 정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볼티모어항이 동부 지역 주요 수출입항인 만큼 바이든 대통령은 “교량 재건을 위해 관료적·재정적 장벽을 허물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매일 1억~2억 달러 상당의 물품이 볼티모어항을 통해 이동하며, 일평균 200만 달러의 임금이 이 항구에 달려 있다”며 “향후 몇 주 동안 항만 노동자들의 생계에 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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