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 업주 살해 후 분신 시도…오하이오주서 한인 스시맨 체포
경찰에 칼 휘두르고 몸에 불붙여
용의자는 범행 후 도주하던 중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분신을 시도해 중상을 입었다.
와이언도트경찰국에 따르면 미시간주 사우스게이트 인근에서 일식당인 ‘스시Q’를 운영해온 박희정(55)씨가 지난 24일 자정쯤 자택에서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이보다 앞선 21일에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견 당시 박씨는 복부 등 세 차례 이상 자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언도트경찰국 관계자는 “용의자는 이 가게에서 스시맨으로 일했던 59세의 진성호(사진)로 밝혀졌으며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라며 “진씨는 범행 후 차를 몰고 남쪽으로 도주하던 중 오하이오주 애크런 지역에서 지난 24일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전했다.
애크런 지역은 범행 지역에서 남쪽으로 약 170여 마일 떨어진 지점이다. 용의자 진씨는 경찰과 차량 추격전까지 벌였다. 애크런경찰국 관계자는 “진씨는 추격전을 벌이다 잠시 차에서 내려 경관들을 향해 칼을 휘두른 뒤 다시 차에 탔다”며 “이후 차 안에서 불을 질렀고 몸에 불이 붙은 채 다시 차량 밖으로 뛰쳐나왔다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진씨는 현재 애크런 지역 병원으로 이송돼 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박씨가 운영했던 일식당은 지인이 임시로 맡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박씨는 일식당을 7년간 운영해왔다. 용의자 진씨는 박씨의 가게에서 3년째 스시맨으로 근무했다. 박씨는 진씨를 스시맨으로 고용하면서 아파트 숙소 등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박씨의 지인인 샌드라 김씨는 27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씨가) 계속 출근을 안 해서 직원들이 집에 찾아갔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번 사건이 드러난 것”이라며 “용의자 진씨는 다혈질에 평소 도박으로 인한 금전 문제가 있었는데 박씨에게 머리를 가위로 찍어서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진씨의 폭언 등은 박씨의 남편이 지난해 가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씨는 “희정이가 진씨를 해고하고 싶어도 스시맨을 구하는 게 어려워 가슴앓이만 해왔다”며 “여리고 착해 직원들을 가족처럼 챙겨줬는데 이렇게 떠나버리다니 너무 슬프고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일식당 한 직원은 “진씨는 텍사스에서 왔고 거기에 이혼한 아내와 자녀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소에도 성격이 원만하지 않아 식당에서도 다른 직원들과 마찰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박씨가 운영해온 사우스게이트 지역의 ‘스시Q’는 디트로이트에서 남서쪽으로 약 17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인근에는 자동차 부품 관련 한인 기업들도 일부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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