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정치인과 가장행위(假裝行爲)
여기서 새들과 사람의 모습을 비교해 보자. 이 세상엔 모진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모질지만 착한 척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큰 문제다. 남을 속이기 위해서 거짓으로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 곧, 가장행위(假裝行爲)를 하는 사람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모진 사람보다 더 영특하지만 무섭다. 가장행위와 관련된 일화 한 가지를 소개한다.
“어이구 이게 누구야, 돌쇠씨 아니야. 웬 바람이 불어서 성당엘 다 찾아 왔소.” 평소 못된 짓만 하던 친구가 성당을 찾아온 것에 신부는 놀랐다. “저 신부님, 제가 오늘 신부님을 찾아온 것은 저의 여자관계 때문에 속죄하려고 온 것입니다.” 이 말을 듣자 신부는 아내와의 이혼 문제를 상의하러 온 줄 알고 이렇게 말했다.
“돌쇠씨 부인은 매우 착한 여잔데….” 신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돌쇠가 말했다. “신부님, 그게 아니고요. 저와 사귀는 여자에 대해서 속죄하려고 그래요.” “그래요, 그럼 그 여자는 누군데요?” 신부가 이렇게 묻자. “그 여자의 이름을 차마 말할 수가 없네요.” 돌쇠의 말을 듣고 신부가 말했다. “그럼 저 빵 가게 주인 선희씬가요?” 돌쇠가 아니라고 말하자 신부가 또 물었다. “아 그럼 주점 하는 미숙씨가 맞죠?” 이번에도 아니라고 하자 신부가 다시 말했다. “알았다. 꽃가게 진애가 틀림없죠?” 돌쇠가 또 아니라고 말하자, 신부는 이제 참회는 끝이라면서 돌쇠를 성당에서 내보냈다.
그런데 성당에서 나온 돌쇠는 밖에서 기다리던 친구들을 보면서 이렇게 외쳤다. “야 성공이다. 내가 장난칠 여자 셋의 이름을 알게 됐단 말이야!”
실제론 악하지만 선한 척하는 사람들은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 뺨칠 정도의 머리를 쓰는 무리다. 많은 정치인도 이에 포함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속으론 본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다 하는 사람들이다. 가장행위에 해당하는 일들을 서슴없이 하는 정치인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윤경중 / 목회학박사·연목회 창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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