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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자영업과 노후대책

이명덕 재정학 박사

이명덕 재정학 박사

오래전부터 자영업자 친구들에게 주식시장 투자를 추천했다. 주식시장 수익률이 연평균 약 10%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친구들의 반응은 우습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50달러짜리 제품을 매입해 100달러에 팔면 수익률 100%라고 했다.  
 
매달 500달러씩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도 권했다. 이것 역시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이유인즉 한 달에 500달러, 즉 일 년에 6000달러 투자하면 10년이 지나도 원금은 6만 달러다. 이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는 주장이었다.
 
미용 재료상, 옷 가게, 세탁소, 식품점 등을 하는 친구들은 매장 수를 더 늘리고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노력했다. 그들의 이런 방법이 풍족한 노후대책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세상 일이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해서 항상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민 1세들이 언어도 자유롭지 못한 이국땅에서 아이들 키우며 한푼 두푼 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심지어 목숨을 담보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분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평생 고생스럽게 비즈니스를 운영했다면 노후라도 편안한 생활로 이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여기에 기대수명 연장으로 은퇴 후에도 20~30년 이상을 수입 없이 살아야 한다.
 


자영업자들도 주식시장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본다. 연평균 투자 수익률 10%란 투자한 돈이 7.2년마다 두 배로 불어난다는 의미다. 즉, 10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7.2년 후엔 20만 달러로, 또 7.2년 후에는 40만 달러, 또 7.2년 후, 즉 22년 후에는 80만 달러로 불어나는 것이다. 이런 투자 복리(Compound Interest)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주식 투자에 가장 치명적이다. 조급한 마음은 주식시장의 높은 수익률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노후 자금 마련도 어렵게 한다.
 
자영업자에게 한 달 500달러는 그리 큰돈이 아닐 수 있다. 지난 30년(1994-2023) 주식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10.16%다. 30년 동안 꾸준히 주식시장에 투자했다면 비즈니스와 전혀 상관없이 현재 100만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을 것이다. 부부가 함께했다면 200만 달러다. 사람마다 소비 규모는 다르지만, 이만한 목돈이라면 편안한 은퇴 생활이 가능하다.  
 
모든 투자의 기본은 분산투자이다. 자영업자가 한두 개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면 모든 투자가 한 곳으로 집중된 것이다. 여기서 언급하는 주식시장(S&P 500) 투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 테슬라 등과 같은 500대 기업을 하나로 묶은 투자 종목이다. 여기서 주식시장에 투자한다는 의미는 500대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 위험성이 적기 때문이다. 설령 비즈니스가 생각한 대로 잘되지 않았다고 해도 노후대책은 마련될 수 있다.
 
은퇴는 누구나  하게 된다. 사업체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노후를 위해서 사업체를 처분하면 목돈이 나온다. 부부가 노후 생활비를 만들어야 하는 소중한 목돈이다. 주식 투자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소중한 목돈을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걱정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업체를 운영하며 적은 투자라도 해서 수익을 올린 경험이 있다면 쉽게 방법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사람이 노동으로 부를 쌓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투자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잠자는 동안에도 내 돈이 불어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고생한 한인 1세대들이 제대로 된 투자를 통해 편안하고 안락한 은퇴 생활을 하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명덕 /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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