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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에서<시니어센터 상담모임> 마음 병 고쳤어요”

중앙일보·USC 공동 취재
힐링 캘리포니아 프로젝트

이옥신 할머니 치유경험 공유
돈 빌려주고 상처받아 우울증
부끄럽다 감추면 극복 어려워

중증 우울증을 이겨낸 이옥신(왼쪽) 할머니가 LA카운티 정신건강국 최영화 프로모터와 활짝 웃고 있다.

중증 우울증을 이겨낸 이옥신(왼쪽) 할머니가 LA카운티 정신건강국 최영화 프로모터와 활짝 웃고 있다.

이민 1세대인 이옥신(76) 할머니는 경제적으로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하지만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이 할머니는 지난 5년 동안 불면증 등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우울증 후유증으로 손발 떨림 증상도 겪었다.
 
이 할머니는 “경제적으로 조금 여유롭게 살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나한테 접근해 너무 잘해줬다”며 “조금 친해지고 나면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1만 불, 2만 불… 총 5만 달러를 빌려줬지만, 결국 그 사람들한테 막말을 듣고 상처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남들에게 친절을 베풀었지만, 돌아온 것은 금전적 피해와 대인기피증이었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돈 빌려달라는 사람들한테 휘말려서 우울증이 오고 손발이 떨렸다. 나에게 험한 말을 하니 사람 만나는 일이 두렵고, 나를 흉보는 말 등을 떨쳐내지 못했다. 자신을 탓하고 집에만 박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병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이 할머니는 남편의 조언과 도움에 힘입어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과 LA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가 개설한 상담모임 수다방을 두드렸다.
 
이 할머니는 “처음 상담모임에 나올 때는 부끄럽기도 했다”며 “속마음을 드러내기 조심스러웠지만 1년 전부터 정신건강 교육과 상담을 받고 긍정적으로 변했다. 선생님들 말씀하는 내용을 듣고 내 자신의 편안함을 찾았다. 상담 등 대화가 즐겁고 치유가 돼 정신건강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할머니는 우울증 표현과 상담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 할머니는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음에도 부끄러워하면 발전적인 사고가 아니다. 정신건강 교육과 상담은 우울증 극복에 큰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문의:(213)523-9100 LA카운티 정신건강국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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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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