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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그대의 봄

뭐라도 금방 쏟아 낼 것 같은  
산천의 언어 바위산 밑 안개비 깨워 올까

 
그 계절 거기 오는데 올 수 없는 소식은   

덮인 사연인가 잊힌 이름인가
밤사이 고인 물이 한 치라  


수많은 발자국 속에 그 발자국만 지워졌네
 
눈 속 매화가 능선에 오르면 뜨거운 냄새  
산을 짚어 내려오겠지  
왜소한 것들도 웅크리지 않아 땅속 구근들  
신발 벗고 한 무리로 오르고  
얼음 껴안고 자던 물도 멈춘 길 가는데  
그대는 어디 있어  
 
뜨고 지는 해도 밤낮의 역사이고  
모두가 사랑의 이치라
쓰리고 아픈 사연 싸매고 누운 맨발의 들판에  
계절도 흥건하네
 
애타 하지 말라 하고 애쓰며 살았으니  
그대 있는 정원에 냉기 삭고 꽃 줄 오르면  
그대의 봄도 한숨 내 안에 넉넉하리

손정아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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