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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끈

네거리에서 만난다
 
신호등이 눈을 바꾼다
 
제 갈 길이 바쁘다
 
놓아 버린 끈처럼 누군가 뒤에서 재촉한다
 


흘러가는 매연을 따라간다
 
얽히고설킨 채로
 
이방인들의 등에 떠밀려
 
잊어버린 끈처럼
 
그리곤 네거리 삼거리에서 헤맨다
 
목적지가 증발한다
 
마중 나온 로봇(Robot)이 반길 때
 
자동문이 열린다
 
또 다른 끈이 기다린다
 
새로운 친구의 손에 지문이 없다

장일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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