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3위’ 현대차…과제는 ‘품질 개선’
작년 리콜 41회, 574만대 달해
판매 2위 도요타 대비 3배 육박
전기 시스템 최다, 전동화 영향
3일 연방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리콜 명령 횟수는 총 41회로, 573만8757대(동일차종 중복 리콜 누적)가 리콜 대상으로 집계됐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전기시스템 결함이 6회로 가장 많았으며, 차체구조·유압식 브레이크·파워트레인·가솔린 연료시스템·에어백 결함이 각 4회 등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리콜 명령을 가장 많이 받은 자동차 회사는 포드(58회, 대상 차량 615만2738대)였고, 스텔란티스(45회, 273만2398대)가 뒤를 이었다.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각각 파워트레인(9회)과 전기시스템(13회) 문제가 많았다.
차량 판매 상위 그룹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국내에서 165만2821대의 완성차를 판매해 4위에 올랐다. 판매량 1위 GM(259만4698대)의 지난해 리콜 횟수는 25회, 2위 도요타(224만8477대)는 14회에 그쳐 현대차(41회)보다 적었다. 도요타 차주가 차를 한번 고칠 때 현대차·기아의 차주는 세 번 고쳐야 하는 셈이다.
최근 5년 기준으로도 현대차·기아의 리콜 횟수는 평균 33회로, 도요타(12.8회)·GM(31.8회)보다 많았다. 이 기간동안 현대차·기아의 결함 원인은 전기시스템→유압식브레이크 순으로 많았고, GM과 도요타는 에어백→전기시스템 순으로 나타났다. 전기시스템은 엔진·변속기 등 다양한 차량장치를 제어하는데 필요한 핵심 시스템이다.
현대차그룹 차량 리콜이 2022년 국내에서 급증한 이유도 그 일종인 전자제어유압장치(HECU)에 화재위험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HECU는 잠김방지제동장치(ABS)·차체자세제어장치(ESC)·구동력제어장치(TCS) 등을 통합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데, 문제가 생길 경우 차량 제동이 안 돼 위험해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전자제어장치(ECU) 등에 대한 리콜이 많은데, 과거보다 차량의 전자 계통이 복잡해졌고 제조사가 새로운 기술·부품, 소프트웨어(SW)를 접목한 신차가 늘어난 영향이 있다”며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량 시스템 지능화로 전기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품질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 분야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CNBC는 지난달 29일 현대차그룹의 성장스토리에 주목하면서도 “미국에서 2020년 현대차·기아를 타깃으로 한 차량 절도가 유행하며 도난문제가 급증했고, 화재위험이 있는 차량 330만대를 리콜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짚기도 했다.
북미에서 상승세를 탄 현대차그룹도 ‘품질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품질은 타협이 있을 수 없다”고 콕 찝어 개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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