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아득히 먼 사람
아득히 먼 사람은 아득히 먼 사람이 되었다서울에서 온 이유진이라는 사람의 카톡
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살아계실 때 선생님 말씀을 하셨어요
결혼식 사회를 해주시고
뉴욕 출장길에 여비가 떨어졌을 때
좁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며칠간 숙식을 제공하고
부인께서 옷까지 빨아주셨다고요
정초 친구는 새해 인사를 전해왔다
나는 크게 아픈데 없이 잘 지내고 있으며
다음 귀국길에 만나자고 했다
우리 모두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아들에게 더 이상 소식을 전할 수 없음을
알려주라고 했을 것이다
산책길에 그가 떠난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득히 먼 사람의 희미한 모습이 떠올랐다
50년간 만나지 못한 그리운 친구
바람이 되어 내 옷자락을 잡아주고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비가 되어
그때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최복림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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