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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온라인 데이팅, 그리고 낭만 구애 행위

손원임

손원임

현대인에게 온라인 데이팅은 일상화된 현상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의 ‘만남 앱’과 각종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짝을 찾는 행위들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보인다.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나 앱에 관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 초기의 경우, 20% 정도가 이를 통해서 지금의 배우자나 파트너를 만났으며, 일반인의 30% 정도는 이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수치는 10대 청소년기부터 노년기에 걸쳐서 증가하는 추세이며, 아무래도 남성의 이용률이 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온라인 데이팅 플랫폼은 첨단 정보과학의 시대에 아주 유용한 구애도구다. 특히 남녀노소와 성정체성, 종교를 떠나서 모두에게 만남의 기회와 그 폭을 상당히 넓혀주며, 만남 자체도 보다 쉽게 성사시켜 준다. 모든 구애 행동의 기본이 그렇듯이, 온라인 데이팅을 하는 사람들도 플랫폼에 따라 자신들의 ‘프로파일’을 매력적으로 꾸미려고 상당히 애쓴다. 그래서 저마다 독특한 취미나 지위, 능력 등의 뛰어난 스펙을 돋보이려 하며, 상대방에게 멋지게 잘 보이기 위해서 외모에도 아주 많이 신경을 쓴다.  
 
흔히들 남자는 단단한 근육질을 과시하면서 폼을 한껏 잡고, 여자는 최대한 예쁘고 귀엽게 나온 사진들로 눈길을 끈다. 모두가 데이트하고 사랑을 나누며 친밀한 관계를 추구하기 위해서 ‘구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구애 행위는 ‘자연선택’의 진리에 따른 아주 자연스러운, “낭만이 가득한” 행동이다. 서로가 서로를 섹시하게 느끼고, 또 서로에게 섹시하게 느껴지고 싶어한다! 예를 들어, 조류의 세계를 보면, 수컷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구애 몸짓이나 행동들이 무척 흥미롭다. 공작(peacock)의 경우,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서 화려한 깃털을 뽐내며 자랑한다. 또 ‘천상의 새’로 불리며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사는 환상적인 수컷 극락조(birds-of-paradise)는 정말 그 이름에 걸맞게 아름답고 수려한 색채의 긴 꼬리 깃털을 갖고서, 높고 요란한 소리로 노래하고, 거꾸로 매달리는 등의 춤사위로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서 필사적이다.  
 


또한 아프리카와 남미 볼리비아 소금호수 등지에서 서식하는 홍학(flamingo)을 보자. 이 새는 ‘빨간 무용수’로서, 길고 가느다란 한쪽 다리로 아주 잘 서는데, 분홍 빛깔의 날개를 양옆으로 높고 넓게 펼치는 아름다운 춤동작은 짝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이는 마치 신비하고 매혹적인 발레공연을 한편 보는 듯하다! 게다가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서식하며, 일명 ‘정원사새’로 불리는 바우어새(bowerbirds)가 있다. 이 수컷은 암컷의 흥미를 끌기 위해 땅 위에 마른 풀이나 나뭇잎으로 나무 그늘 같은 정교한 구조물을 짓고 화려하게 장식한다. 말하자면, 독특한 둥지/오두막(bower) ‘공학자’가 암컷에게 매력을 맘껏 풍기면서 “제발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자극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은 새와 다르다. 인간 세상에는 성격의 종류, 재정 상태, 문화적 배경, 사회적 성취와 인기도 등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 하지만 다들 저 나름대로 짝을 찾기 위해서 (엄청난) 공을 들이고, 남보다 더 잘 보이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점은 마찬가지다.  
 
나도 돌이켜보면 남편과 데이트하던 시절, 그는 나를 집에 데려다 주면서 헤어지기 전에 아름다운 장미 꽃 한 송이씩을 곧잘 (조르지 않아도!) 낭만적으로 사주곤 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없었고, 전화 한 통화를 하더라도 부모님 눈치를 보며 매우 조심조심 사용했던 시절이다. 그러나 요즘의 MZ세대는 온라인 상으로 시공간에 구애 없이 한결 자유롭게 짝을 만날 수 있다. 그래도 구식의 오프라인 데이트가 신식의 온라인을 통한 만남보다 연락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애타고 어려운 점들이 많았지만, 분명히 낭만 또한 가득했던 듯하다.  
 
하여간 요약하자면, 데이팅 포맷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사람들이 하는 모든 구애 행위의 주 목적은 사랑하는 짝, 내 ‘반쪽’을 만나 삶/일생을 함께 하는 데에 있다. 인간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 즉 전반적인 평안, 안녕, 웰빙이 좋아하는 배우자(파트너)와 같이 만족스럽고 친밀한 관계를 지속할 때 몇 곱절로 상승하니까 말이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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