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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앤드류 서, 앤 존스, 권성남

박춘호

박춘호

앤드류 서(한국명 서승모)는 시카고 한인사회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이민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가 병으로 사망하고 세탁소를 운영하던 어머니는 강도에 의해 살해되며 누나와 남겨진 것이 어찌 보면 이민 가정의 슬픈 단면으로 상징되면서 한인들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게다가 앤드류 서는 누나와 연인 관계였던 백인 남성을 살해한 뒤 체포됐는데 그 뒤에서 앤드류를 조종했던 것이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누나였던 것이 밝혀지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결국 앤드류 서는 징역 100년형을 선고 받았다. 나중에 80년형으로 감형을 받았지만 10대에 저지른 비극적인 범죄의 끝은 영원히 사회와 격리된 교정 시설에서 마무리 될 것만 같았다.  
 
앤드류 서는 교도소 안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했을 뿐만 아니라 호스피스 자원 봉사와 직업 훈련 등을 성실히 받았고 올해부터 발효되기 시작한 일리노이 주의 새로운 법으로 인해 조기 석방 됐다. 그간 한인사회도 앤드류 서의 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교회와 성당을 중심으로 석방 운동을 벌였고 주지사의 사면 대상에 여러 차례 오르기도 한 것이다.  
 
1993년 사건 이후 앤드류 서의 이야기는 한인사회에 두루 회자되면서 안타까움을 불러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하우스 오브 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였다. 시카고 출신의 젊은 한인 여성이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로 앤드류 서의 이야기를 직접 전해 듣지 못한 한인들도 앤드류 서의 삶과 이에 투영된 이민자로 살아가야 했던 젊은 한인 청년의 사연이 널리 퍼질 수 있었다고 본다.  
 
2024년 새해를 맞아 출소한 앤드류 서가 어렵게 찾은 새로운 인생인 만큼 그가 바라던 대학 교육을 무사히 마치고 청소년 관련 일에도 결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편으로는 그의 석방 소식에 홍인숙(미국명 앤 존스)씨가 생각났다. 앤드류 서와 마찬가지로 한인사회에서 사면 운동을 벌였던 일로 인해 알게 됐던 사람이다.  
 
개인적으로는 사면운동을 벌였던 한인회장과 함께 그가 수감돼 있던 로간 교도소로 찾아가 직접 만난 일도 있었던 터였다. 면회를 하는 와중에 자동판매기에서 나온 후라이드 치킨을 맛보며 수감 생활 이후 처음 먹는 치킨이라고 말하던 홍씨의 모습이 선명하다. 이후로 주고 받은 편지를 통해 1943년생인 이 사람의 사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바라기도 했다.  
 
홍씨는 남편에 의한 가정 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다가 살인이라는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 아직 홍씨에 대한 사면은 이뤄지지 않았고 80세가 넘은 홍씨는 지금도 여전히 교정시설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02년 크리스마스날 발생한 권성남(미국명 성남 리소우스키)씨 사건 역시 뇌리에 남아 있다. 남편과 자신의 두 자녀들에게 총을 겨눴고 결국 남편을 숨지게 했던 권씨에게도 한인들이 찾아가며 연민을 보이기도 했다.  
 
홍씨와 권씨 모두 타인종 남편과 결혼 생활을 하던 중에 살인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홍씨는 제대로 된 재판을 받지도 못한 채 감형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은 더하다. 홍씨의 아들 역시 어머니의 사면을 바란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긴 했지만 그에 대한 사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권씨는 불안한 정신상태로 인해 재판에 적합하지 않다며 최소 형량을 선고 받기도 했다.  
 
앤드류 서와 홍인숙, 권성남씨 사건을 떠올리면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삶이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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