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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시장의 노점상 단속, 인종차별인가…폰태나시·거리상인 갈등 확산

시정부 사상 첫 흑인 시장 워렌
“노점상 조치할 것” 강경책 발표
과거 불체자 체포 옹호발언 놓고
라티노들 “이민자 향한 적대감”
인종·이민·정체성 문제 확대

 
최근 폰태나에서 무허가 거리상인들에 대한 단속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폰태나의 타코 노점상에 고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지나 페라지 기자

최근 폰태나에서 무허가 거리상인들에 대한 단속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폰태나의 타코 노점상에 고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지나 페라지 기자

LA에서 동쪽으로 50마일 떨어진 폰태나시에서 최근 시정부의 노점상 단속 문제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지역 활동가들과 사회정의 단체, 주민들은 시 최초의 흑인 시장인 아쿠아네타 워렌 시장을 상대로 끊임없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아쿠아네타 워렌

아쿠아네타 워렌

워렌 시장은 무허가 노점상들을 단속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시의회가 승인한 규정에 따라, 무허가 판매자들은 경범죄 혐의로 체포될 수 있고, 그들의 상품과 장비는 압수 및 폐기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 한 회의에서 워렌 시장은 “이제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노점상들이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제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때”라고 단속에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폰태나 주민의 대다수인 라티노들은 노점상 단속을 직접적인 공격으로 여기고 있다. 폰태나 주민이자 사회활동가 단체의 지지자인 에반 웹은 “시장의 단속 발언은 파시스트, 계급주의,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심각한 불의”라고 비판했다.
 
워렌 시장은 불법 이민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공화당 소속이다. 비판가들은 시의 노점상 단속이 라틴계 노동자들에 대한 인종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워렌의 옹호자들은 반발 자체가 인종차별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샌버나디노의 흑인 커뮤니티 활동가인 하디 브라운은 “라틴계 등 이민자 단체의 반흑인 행동은 (워렌 시장이 단속을 천명한)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며 “그들은 인종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폰태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허가 노점상과 당국 간의 대립은 남가주에서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특히 오렌지 카운티의 호화로운 해변 도시를 중심으로 수년간 이 문제를 놓고 긴장감이 계속되어 왔다. 폰태나까지 이 문제가 확산한 이유는 LA와 오렌지카운티의 비싼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해 밀려온 라틴계 가정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 당국은 무허가 노점상이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기존 식당과의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며, 미납 세금과 수수료로 인한 시의 수입 손실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점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하고, 많은 라틴계 사람들에게 멕시코 문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한다.
 
폰태나의 논쟁은 지역의 개발 상황과도 맞물려있다.
 
폰태나는 1913년 창립 이래 크게 변모했다. 농장과 구릉지가 많았던 이 지역은 한때 ‘폰터키(Fontucky·폰태나와 켄터키의 합성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서부 해안에서 가장 큰 카이저 제철소가 있던 곳이다. 개발이 타지역에 비해 더뎠던 곳이다.
 
워렌은 2002년 시의회에 입성, 2010년 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 잔인한 인종 차별의 역사를 가진 도시에 역사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대형 창고 개발을 유치해 수많은 시설과 수백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하지만 일부 비판가들은 그녀를 ‘창고 워렌(Warehouse Warren)’이라고 부르며 유통센터 개발 의존으로 발생하게 된 환경적 영향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왔다.
 
워렌 시장에 대한 라틴계의 반발은 그녀가 시의원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그녀는 불법 체류자 체포 권한을 경찰에 부여하는 것이 인종차별이 아니라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불법 입국자들이 빈곤한 흑인 커뮤니티에서 저숙련 일자리를 빼앗아가기 때문에 더 강력한 국경 보호를 옹호한다고 설명했다.
 
폰태나 지역의 노점상들은 워렌 시장의 노점상에 대한 단속 방침이 라틴계와 이민자 문화에 대한 적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노점상인 디그나 오로스코가 멕시칸 샌드위치인 팜바조를 만들고 있다. 지나 페라지 기자

노점상인 디그나 오로스코가 멕시칸 샌드위치인 팜바조를 만들고 있다. 지나 페라지 기자

폰태나의 세미 트레일러 트럭 주차장 근처에서 멕시칸 샌드위치인 팜바조를 파는 디그나 오로스코는 노점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고급 웨딩 부티크에서 재봉사로 일했던 그녀는 스트레스 때문에 심장마비를 앓고 나선 노점상을 시작하게 됐다. 그녀는 “워렌 시장은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한다는 것을 모른다”고  말했다.
 
시 당국은 단속 조례가 특정 인구 집단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워렌 시장은 단속 논란을 ‘인종 또는 사회적 형평성 문제’로 왜곡하고 있는 사회 운동가들을 비난했다.  
 
시의회 의원들은 새 조례를 추진하기 전에 무허가 노점상들과 협력하려 노력했다고 주장한다. 경찰 당국은 허가 규정을 설명하는 전단지를 배포했고, 시는 허가 비용 2000달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신청자가 없어 종료됐다.
 
지난 10월, 시의회는 단속을 실행하기 위해 60만 달러를 들여 외부 업체를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워렌 시장은 “주민들이 돈을 버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시의회는 상인들과의 협력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으며, 더 엄격한 규제 조치를 도입했다. 긴장이 고조되자 폰태나는 의회 회의에 경찰 인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에딘 알렉스 에나모라도는 시장 집 앞에서 시위를 주도한 뒤 폭력 행위로 기소됐다.
 
이번 폰태나시 논란은 노점상들에 대한 단속 자체에 대한 찬반론뿐만 아니라, 인종, 이민, 정체성의 복잡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워렌 시장과 그녀의 정책에 대한 지지와 반대는 폰태나시뿐만 아니라 넓은 지역 사회 내에서도 계속해서 논란의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문은 LA타임스 1월29일자 1면에 게재된 ‘Is it racist for Black mayor to target Latino street vendors?’ 제목의 기사입니다.

프리셀라 베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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