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불법입국 이민자의 노동 허가증

박춘호

박춘호

시카고의 불법입국 이민자 문제는 계속 진행형이다. 텍사스는 지금도 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불법입국 이민자들을 버스나 비행기에 실어 시카고로 보내고 있다. 이들을 수용할 대형 쉘터는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 주 정부는 시카고 시청에 쉘터 건설을 위한 재정 지원을 약속했지만 대형 쉘터 건설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이럴 경우 재정 지원이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과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간 이견 차이가 불거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대목인 셈이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작점은 불법입국 이민자들에게 노동허가증을 발부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 들어오고자 하는 불법입국 이민자들의 숫자가 줄어들면 이 같은 문제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되겠지만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이들이 어떻게 정착하고 생활을 해나갈지는 노동허가증 발급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방 정부가 시카고를 비롯한 불법입국 이민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우선적인 과제가 바로 노동허가증의 신속한 발급이었다. 발급 과정을 더욱 빠르게 하면서 이들에게 일을 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온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최신 자료가 공개됐다. 현재까지 시카고에 유입된 불법입국 이민자 중에서 노동허가증 발급에 성공한 사례는 1천건에 달한다는 것이다. 연방 정부는 약 50만명에 달하는 베네주엘라 출신 불법입국 이민자들에게 노동허가증을 신속하게 발급하겠다고 약 4개월 전에 발표한 바 있다. 시카고에서만 4개월간 1천건이면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닐 수 있다. 노동허가증(EAD) 외에도 임시보호지위(TPS)를 발급받으면 약 30일 뒤에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시카고 시청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2200개의 EAD 신청서가 처리됐는데 이 중 916건이 발급됐다. 반면 EAD를 실제로 발급하는 연방 정부는 1800건이 승인됐다고 밝혀 다소간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연방 정부의 자료는 시카고에서 있었던 EAD 발급 클리닉에서 나온 수치다. 다행스러운 것은 EAD 발급에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일반 이민 수속 중 EAD 발급에만 수개월 이상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불법입국 이민자를 위한 EAD 발급에는 대부분 30일 미만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EAD나 TPS를 발급받을 수 있는 불법입국 이민자들이 얼마나 많은 지다. 일리노이 정부는 해당 이민자들이 약 절반 가량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보다 상세하게 조사한 결과 약 30%의 불법입국 이민자들만이 해당 허가증을 발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현재 시카고 수용 시설에 머물고 있는 이민자들 1만명은 허가증을 발급받을 수 조차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 난민 신청을 한 후 5개월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노동허가증을 신청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을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인신매매 피해자로 비자를 신청하거나 미국 시민권이 있는 친인척을 통해 이민을 신청할 수도 있다. 연방 정부도 TPS 적용을 보다 확대할 수 있다. 이미 지난 9월에 이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연방 의회는 이와 같은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불법입국 이민자에 대한 연방 정부의 지원을 제한하기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존슨 시카고 시정은 새로운 불법입국 이민자용 대형 쉘터 건설을 중단키로 했다. 존슨 시장은 이미 쉘터에서 최대한으로 머물수 있는 기한을 60일로 제한한 바 있다. 최근 불어 닥친 혹한으로 인해 이 제한의 적용이 잠시 중단되긴 했지만 어쨌든 쉘터 이용을 단축시킨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이에 시카고에 주정부의 기금 지원을 하고 있는 주지사는 시카고 시청이 쉘터 건설을 구체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면 관련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정부가 공동 대응해야 할 이민자 문제가 어긋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상태다.    
 
2022년 8월 이후 시카고에 유입된 불법입국 이민자의 숫자는 3만4000명 이상이다. 2023년 5월 이후 501대 등 모두 608대의 버스가 시카고에 도착했다. 이중 1월 16일 기준 시카고의 28개 쉘터에 머무르고 있는 이민자는 1만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5000명 이상은 미성년자다. 이제 공항과 경찰서에 먹고 자고 하는 이민자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3만명 이상의 이민자가 일리노이에 살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이들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정부가 쉘터를 통해 단기간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정착할 수 있도록 법적, 행정적 지원은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노동 허가를 통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면서 사회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