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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게 터진 것"…한인 학부모들 진상 조사 촉구

서니힐스고 성폭행 의혹 파장
"학교·교육구 문제 덮는데 급급"
성정체성 교육정책도 논란 확산
장애 학생 권리 외면에 우려감

오렌지카운티 명문 공립학교인 서니힐스고등학교에서 불거진 동성 학생 간 성폭행 사건 의혹〈본지 1월 18일자 A-1면〉은 학교 측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먼저 학부모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인 학부모 권리를 위한 풀뿌리 모임인 ‘마마 베어(Mama Bear)’의 신민디(42·풀러턴)씨는 “피해 학생 등의 인종 여부를 떠나 현재 풀러턴의 한인 학부모들은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각종 영상과 글들이 계속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학교 측에서 대책 등을 내놓지 않으니 의혹과 논란만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가주 공립학교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권리, 적나라한 성교육 문제, 성 중립 화장실 설치 등의 이슈 등과 맞물리면서 교육계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더해지고 있다.
 
자녀가 서니힐스고교에 다니고 있는 학부모 김모씨는 18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벌써 다 돌았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라며 “요즘 공립학교의 성정체성 이슈가 심각한 상황에서 아이와 대화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동안 교내에서 크고 작은 일이 발생할 때마다 교육계는 문제를 덮는 데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US뉴스&월드리포트 자료에 따르면 서니힐스고등학교의 아시안 학생 비율은 46.2%다. 학교가 한인 다수 거주 지역인 풀러턴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아시아계는 한인 학생이 대부분이다.
 
현재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조차 이번 사건에 대한 논란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서니힐스 고등학교 재학생(아이디·Consistent-Tea-8440)’임을 밝히고 쓴 글에서는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생략) 우리가 목소리를 내면 (학교 측으로부터) 침묵을 강요당한다”며 “이번 사건만큼은 이제 그들의 손을 벗어났으며 우리는 이번일 뿐 아니라 다른 여러 사건에 대해서도 명확한 조사와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온라인 청원 사이트 등에서는 ‘그동안 심각한 문제가 계속됐지만 학교와 교육구는 책임보다 은폐하고 통제만 했다(아이디·토머스 에디슨)’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정말 마지막이길 바란다(사만다 알바라도)’ ‘학교가 이런 일에 침묵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카를로스 오)’ 등 졸업생들도 속속 댓글 등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자폐증을 가진 학생이 화장실에서 동성 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으로부터 불거졌다. 문제는 피해 학생이 자폐라는 이유로 증언 등이 제대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장애 학생에 대한 권리가 교육 현장에서 자칫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캐런 정 변호사는 “아마 학교나 교육구 측은 평판이 나빠지고 문제가 커질까 봐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지 못할 것”이라며 “성추행 또는 성폭행 사건의 경우 카메라나 증인이 없어도 피해자 본인의 주장만으로도 충분히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민사 소송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ANC온누리교회에서 장애인 사역을 담당하는 션 리 전도사는 “장애 학생에 대한 인식 부재는 실제 교육 현장 등에서 여전히 개선돼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며 “장애 학생의 권리를 위해서는 교육계가 시스템 등을 개선하고 학교 안전에 더 힘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니힐스고교측은 18일 현재 입장 등을 묻는 본지 질의서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이 고등학교는 지난 2020년에도 농구팀 코치가 여학생을 성희롱한 혐의로 체포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본지 2020년 1월 13일 자 A-1면〉 지난 1992년에는 서니힐스고교 학생 5명이 공모해 동료 학생을 살해한 후 암매장하는 일이 발생했고, 이 사건은 훗날 영화(Better Luck Tomorrow)로도 제작됐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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