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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신앙 수행의 열매

크리스마스이브 날 한 중년 신사가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과속하며 운전을 했습니다. 마침 교통경찰에게 잡혀서 티켓을 받게 되었는데, 그 젊은 경찰은 상당히 무례한 태도를 보였고 그 신사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신사분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젊은 경찰관의 뺨을 때렸고 그로 인해 그분은 수갑이 채워져 경찰서에 연행되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그분은 친구와 가족에게 전화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고 경찰서 철장에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분을 참지 못해서 그 날 저녁 경찰서 철장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크리스마스이브 날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일어난 실제 일입니다.
 
이분이 신앙 수행을 하는 분인가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분이 좌선 혹은 기도를 많이 하는 분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분이 교회, 절 혹은 교당에 다니는 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분이 경전 공부를 많이 한 사람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포인트는 이분이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크리스마스이브 날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입니다. 즉 현실 상황에서‘실다운’ 마음공부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 파티에 좀 늦었다고 해도 파티에 좀 늦는 것이 무슨 대수냐 생각하며 과속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젊은 경찰이 무례한 태도를 보여도 다른 젊은이들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즐겁게 놀고 있을 텐데 젊은 경찰이 추운 데서고생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무례한 행동을 이해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경찰서 철장 안에서 화나는 상황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차피 그렇게 된 것 내일 아침이면 나가겠지’하고 편히 마음을 돌렸을 수도 있었습니다. 미래에 이가 추억, 농담거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분은 순간순간 지혜롭지 못한 ‘선택’을 했고 결국 불행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인생을 산다고 하는 것은 끊임없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끊임없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육근을 통해서 우리는 업을 짓습니다. 불교 용어로 이를 작업(作業)이라 합니다. 육근 작용 즉 작업(作業)에 따라 우리 인생이 고가 될 수도 있고 낙으로 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현실생활에서의 우리의 취사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취사(取捨)라는 말은 취(취할 취, 取)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는(버릴 사, 捨) 뜻입니다. 순간순간의 취사가 우리 운명을 좌우합니다. 여러분의 결혼 혹은 직업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배우자와 직업은 언젠가 여러분이 과거에 선택한 것이며, 그 선택이 지금 얼마나 여러분 인생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다음을 말씀하십니다.  
 
고락(苦樂)의 설명: 대범, 사람이 세상에 나면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괴로운고요 둘은 즐거운 낙이라, 고에도 우연한 고가 있고 사람이 지어서 받는 고가 있으며, 낙에도 우연한 낙이 있고 사람이 지어서 받는 낙이 있는바, 고는 사람 사람이 다 싫어하고 낙은 사람 사람이 다 좋아 하나니라. 그러나, 고락의 원인을 생각하여 보는 사람은 적은지라, 이 고가 영원한 고가 될는지 고가 변하여 낙이 될는지 낙이라도 영원한 낙이 될는지 낙이 변하여 고가 될는지 생각 없이 살지마는 우리는 정당한 고락과 부정당한 고락을 자상히 알아서 정당한 고락으로 무궁한 세월을 한결같이 지내며, 부정당한 고락은 영원히 오지 아니하도록 행, 주, 좌, 와, 어, 묵, 동, 정간에 응용하는데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할 것이니라.
 
명상 기도를 많이 하고 경전 공부를 많이 하여도 수행의 열매는 결국 ‘실행’입니다. 인생을 위해 신앙 수행을 하는 것이지, 수행을 위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 수행 역시 결국 우리가 고해를 피하고 바라는 낙원을 맞이하자는 것입니다. 이 현실적인 마음공부, 신앙, 수행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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