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에 능력평가 100점…만점은 난생 처음
강석희 연방조달청 지역 청장
연필부터 빌딩까지 보급·관리
인내하고 배우는 리더십 배워
한국 기업 120곳과 교류 논의
한인사회에 2000년대 초반 정치력 확대에 일조한 강석희(사진) 전 어바인 시장이 선임 지역 청장(Head Regional Administrator)의 최근 1년은 새로운 배움이자 도전이었다는 것이 스스로의 표현이다. 시민들의 민원과 고충을 해결하고 시정을 돌본 경험이 여러 연방 재산을 관리하고 보급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됐지만 정치색을 빼고 행정 책임자로서 능력을 인정받는 일은 쉽지 않았다는 설명도 이어진다. 1월 초 취임 1년을 맞아 강 청장은 연방 조달청(GSA)의 지역 책임자로서 능력 평가에서 100점을 받았다고 알려왔다.
“조달청은 연방 우주항공국(NASA) 다음으로 직장 만족도가 높은 곳이어서 20~30년 넘게 일하고 있는 관리 공무원들이 수두룩 합니다. 한 자리에서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온 많은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쉽지 않은만큼 만점이라는 결과는 달콤합니다.”
강 선임 청장이 맡고 있는 지역은 태평양, 서북부주와 북극 지역이다. 연방 재산과 행정부서가 있는 곳이면 연필부터 빌딩까지 보급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평가는 만점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고충도 있었을 것이다.
“단단하고 촘촘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능력도 필요하지만 시간도 필요하죠. 처음엔 이런 저런일로 청장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직원들이 있었어요. 세 달이 지나면서 열정과 노력이 통했는지 직원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인내하며 배우는 자세보다 더 효과적인 리더십은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셈이죠. 커미셔너들과도 호흡을 잘 맞출 수 있게 됐어요. 이런 부분은 한인 2세들도 되새겨 생각해볼 대목이 아닌가 싶어요.”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인 리더로 이런저런 자리에 초대를 받고 있는 강 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북가주를 방문했을 때 같은 테이블에 앉는 기회도 가졌다.
“영광스럽게도 한국 대통령과 가까이 앉아 좋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지난해 10월 한상대회(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부스를 차리고 서비스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한국 기업들과 소통의 장을 처음으로 마련한 셈이죠. 이후 코트라(KOTRA)와 GSA가 함께 한국의 기업들 120여 개가 참여한 온라인 포럼을 열고 교류를 확대하는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한국 사람이니 한인과 한국 정부가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정치인으로서 표의 심판을 받아온 그 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연방직에서 더 큰 기회를 꿈꾸냐는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대답이 돌아온다.
“정무직으로 뽑혔기 때문에 대통령이 바뀌면 바로 사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물론 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 들어서면 더 오래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거고요. 다만 연방 공무원으로서 정치 앞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강 청장은 조달 업무에 대해 “사실 스몰비즈니스가 조달청에 물자를 제공하고 계약을 할 기회는 많이 있지만 제출 서류와 보고 내용들을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아 아예 시도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장애”라며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와 통로를 만드는데 내부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 청장은 최근 연방정부에서 재활용 프로그램인 ‘교육용 컴퓨터 기증 프로그램(CFL)’을 통해 학교 또는 비영리 교육 단체에 컴퓨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며 관련 내용에 관심을 가진 한인들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올해 강 청장은 더욱 바빠질 예정이다.
“맡고 있는 9, 10지역에서 10개의 연방 국경검문소 현대화 작업이 가장 큰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봅니다. 34억 달러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여기에는 도로 확장, 시설 리모델링 등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관심 사안이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소유한 수천여 개의 연방 건물들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 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됩니다. 소수계가 진출할 기회도 많아지는 셈입니다. 저도 매우 바쁜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직책은 한인사회가 만들어준 것으로 믿고 하나하나 성심을 다할 각오입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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