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재단, 이사 3명 제명
이사장 고발, 감사 요구한
최일순·김준배·박윤숙 이사
“언론노출로 재단명예 훼손”
3인 “제명 인정 못해” 반발
파행으로 인해 폐회된 지난 회의에 이어 3일 재단 사무실에서 다시 열린 12월 정기이사회에서 지난 축제의 결산 감사와 이사장 주 검찰 고발건을 둘러싸고 신.구 이사들이 두 파로 갈려 격론이 벌어졌다. 회의 현장에는 보안경비 2명과 올림픽 경찰서 경관 2명도 배치됐다.
이날 배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최일순 부이사장과 김준배, 박윤숙 이사 3명에 대한 제명건이 표결에 부쳐져 통과됐다.
배 이사장 포함 이사 7명 중 당사자 3명을 제외한 과반수인 4명이 찬성하면서 의결됐다.
배 이사장은 회의에서 “(검찰에 고발한) 세 분 이사에 대해 어이가 찬다”며 “어떤 조치를 하길 원하냐”고 이사들에게 물었다. 이에 신임 이사 중 한 명이 “제명하길 원한다”고 말했고, 표결에 부친 결과 나머지 2명의 신임 이사도 동의함에 따라 제명 처리됐다고 이사장은 밝혔다.
이에 대해 기존 이사 3명은 극심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자격도 없는 이사장과 이사들이 무슨 수로 우리를 제명하냐”고 분노를 표했다.
배 이사장은 제명 이유에 대해 “축제재단을 언론에 노출해 명예훼손을 시켰으며 무고한 나에게 공금 유용·횡령이라는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씌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명된 이사들로 생긴 공석은 각 분야에 있는 젊은 이사들로 채워질 것”이라며 “신임 이사들이 보충되면 나는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날 모든 내홍의 쟁점은 ‘결산감사’에서부터 출발했다.
배 이사장 부임 이래 개최된 2022년과 2023년 LA한인축제 모두 결산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한 기존 이사 3명이 외부감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비용 문제 등으로 이사장은 이를 거부했다.
배 이사장은 “문의해본 결과 비영리단체 전문 CPA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3만~5만 달러 상당의 큰 비용이 든다”며 “축제 역사상 감사에 이같은 지출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이사장이 선출되면 내부 감사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윤숙 이사는 “2022년과 2023년 총수입이 각각 115만 달러, 146만 달러라고 했는데 이에 대한 결산보고도 감사도 없었다”며 “(배 이사장) 본인이 떳떳하다면 감사를 받아 소명하면 될 건데 2년 치 감사를 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관에 따르면 재단의 회계와 행정감사를 위해 이사 중 1인, 외부 회계사 1인으로 구성, 축제 당해 12월 이사회에서 감사 보고 의무를 갖는다. 하지만 현재까지 감사 담당자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신임 이사장 선출도 진행됐다.
배 이사장은 신임 이사들이 추천한 알렉스 차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 역시 배 이사장과 신임 이사들이 찬성표를 던졌고 이사장은 과반수가 찬성함에 따라 통과됐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최일순 부이사장은 “이사장 자격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부족한 게 있는지 따져봐야 하지 않냐”고 반박했지만, 이사장은 표결을 강행했다.
기존 이사들은 제명건과 더불어 신임 이사장 선출 등 모든 결정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다.
박 이사는 “(이사장 선출은) 선관위도 구성하지 않은 엉터리 진행. 인준이 안 된 이사들과 자격 없는 이사장이 합세해 신임 이사장 선출부터 기존 이사들 제명까지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고 있다”며 “납득할 수 없다. 조만간 기자회견을 마련하고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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