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들 “의료서비스·재정부담·외로움이 가장 큰 문제”
외로움 해소·한인서비스 때문에 뉴욕 거주하지만
비싼 렌트와 생활비 부담, 소일거리 찾기도 어려워
메디케이드 있어도 언어장벽 이슈는 여전한 과제
메디케이드가 있는 경우 그나마 다행이지만, 언어장벽 때문에 제한된 수준의 의료 서비스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한인 시니어들의 걱정거리였다. 메디케이드가 없는 한인들의 경우, 뉴욕의 살인적인 너싱홈(요양원)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여든을 앞둔 임 모씨는 여러 한인 세입자들이 방마다 나눠 사는 아파트에서 매달 760달러를 내며 거주한다. 사회보장국(SSA)에서 매달 받는 1500달러에서 렌트·유틸리티 비용 등을 내고 나면 본인 생활비만 겨우 감당할 수 있다. 타주로 이사하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한인 병원과 상점, 한인 미디어 매체 등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플러싱 일대를 떠나면 더욱 고립될 것이 두려워 막상 떠나지는 못하고 있다. 임씨는 “타주 교외 지역의 경우 노인아파트 경쟁도 덜 치열하고, 스튜디오 기준 월 450달러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면서도 “이민 초기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뉴욕을 벗어나면 세상과 더 단절될 것 같아 쪼들리더라도 뉴욕에 계속 있으려 한다”고 말했다.
재정적 부담이 커 소일거리라도 하고 싶은 한인들도 많지만 간단한 파트타임 업무도 잡기가 쉽지는 않다. 한인 봉사단체에서 일하는 김 모씨는 “평일 낮에 열리는 이벤트에 가 보면, 이름만 시니어일 뿐 신체가 건강한 한인이 300명 가까이 몰린다”며 “물가도 비싼 뉴욕에서 소일거리조차 찾기 쉽지 않아 봉사단체에 의존하는 이들에 대한 정부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고 말했다.
뉴욕시에서 제공하는 급식을 제공받거나, 푸드팬트리 등을 찾는 이들도 사람을 만나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기뻐하는 경우가 많다. 리틀넥에 거주하는 안 모씨는 “누구든 들러주기만 하면 기쁜 심정”이라며 “(급식봉사자를 포함해) 손님이 오면 즐거워할 수 있도록 올겨울엔 크리스마스 장식도 만들었다”고 했다. 한인 교회에 나가는 것이 유일한 낙인 시니어도 다수다.
정부 저소득층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 보유 여부도 한인들의 큰 관심사다. 다행히 ‘메디케이드가 있으면 무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커버리지가 넓지만, 문제는 많은 한인이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에도 장벽이 있다는 점이다.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은 치매인 어머니를 돌볼 한인 간병인을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에서 애타게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는 “어렵게 구한 간병인들도 정해진 시간을 다 채우지 않고 퇴근하거나, 풀타임 돌봄은 어렵다며 거부한 경우가 다수”라며 “환자가 을인 상황이라 불만을 표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1세대 이민자 등을 위해 주정부에서 의료통역 인력을 늘리고, 한인 노인아파트 등에 응급상황에 대응할 코디네이터를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김은별·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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