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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시니어 스토리] 미국 성공 교훈 친지·후배에 알리려 자서전

이명선 자서전 '성실' 출간
자비로 출판하려 했는데
출판사 나서서 일반 출판

2013년 해군 대령으로 진급한 큰 아들 제임스 (뒤 왼쪽)와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2013년 해군 대령으로 진급한 큰 아들 제임스 (뒤 왼쪽)와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무엇을 해서 성공했다고? 이런 질문에 10분 이상을 설명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차라리 자서전을 하나 내는 것이 좋겠다고 권해서 시작한 일입니다."
 
남가주에서 고속필름처리 기계 제조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명선 '휴스터 피어리스76' 이사장이 지난 10월 자신의 자서전 '성실: 아메리칸 드림의 여정(Sincerity)'을 출간하게 된 이유다. 현재 이 자서전은 한국의 유명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사장이 출간한 자서전 표지. [이명선 이사장 제공]

이 사장이 출간한 자서전 표지. [이명선 이사장 제공]

자서전 출간은 그의 성공에 대한 자랑을 위해서가 아니다. 쉽게 설명해서 자신의 성공 비결을 지인들과 후배들에게 남기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 동문은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성공 비결로 독자들에게 '성실'과 '진실'을 전달한다. 그는 "미국에선 특히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며 "적당히 하려 하기보단, 진실되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은퇴 후 서울을 자주 방문하다 보니 고교 동기나 지인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등 떠밀려 시작한 일이지만 무사히 마무리돼 책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다. 모교 행사인 '서울고 졸업 65주년' 모임에 배포하기 위해서 4월 말부터 시작해 서너달이 걸렸다. 지난 10월 150여명의 동기들에게 나눠줬다. 평소에 틈틈이 정리했던 것을 소개하니 고교 동기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심지어 밤을 새워서 읽었다는 친구도 나왔다.  
 


이런 호응은 사실 예상됐는지도 모른다. 당초 '자비 출판'으로 출간을 맡은 출판사에서 대표가 직접 전화 연락을 해왔기 때문이다. 원래 친구들과 친지, 후배들에게 전달할 요량으로 시작한 출간에 뜻밖에도 출판사가 일반 출판을 하자는 것이다. 책 편집을 맡은 편집자가 작업을 하다가 감동했고 이런 훌륭한 내용은 일반 독자들에게 꼭 전달해야 한다고 적극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책이 생각보다 두꺼워요. 진실과 진심을 담다가 보니 길어져서 출판사에서 나중에 80페이지를 줄였을 정도"라며 "어린 시절 연애 얘기도 들어 있는 등 세세하게 진짜 심혈을 기울여 작업했던 것이 이런 반응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유학 초기 가난을 버텼던 시절부터 34년간 회사를 경영하던 시기에 걸쳐  기록된 에피소드들도 수록됐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인을 회사에 고용해 그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챙겨준 일화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부부가 알래스카 여행을 다녀왔다. (1)실제 순록과 한 컷. (2) 북극 곰을 실제로는 만날 수 없어서 실제 크기 디스플레이 앞에서.

지난 3월 부부가 알래스카 여행을 다녀왔다. (1)실제 순록과 한 컷. (2) 북극 곰을 실제로는 만날 수 없어서 실제 크기 디스플레이 앞에서.

물론 책을 쓰는 것이 전문이 아니므로 남가주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협업한 것이 주효했다. 작가는 그의 정리 안된 글을 줄기부터 정리해 줬고 문법, 맞춤법까지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39년생인 이 이사장은 이미 은퇴한 상태다. 회사에는 한달에 한 두번 방문하고 있다. 골프는 진심이어서 매주 3~4번 라운딩하며 피트니스에서 땀도 흘려 건강을 챙기고 있다.  
 
그의 버켓리스트는 구체적이다. 골프 성지로 발상지로 불리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골프코스에서 라운딩했고 남극, 크루즈로 104일간 세계일주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세계 3대 폭포인 이과수(남미), 나이애가라(미국), 빅토리아(아프리카)를 모두 방문했다. 애리조나 세도나에서 1만피트까지 올라가는 풍선 여행도 했다. 그는 "젊어서 10대 버켓리스트를 설정했는데 모두 완수했다"고 말했다. 부인 헬렌(1941년생)과 2남(제임스, 에드워드) 1녀(모니카)를 뒀다. 자녀들에게 그는 "공부도 잘했고 성공적으로 살고 있다"며 "비즈니스의 성공도 좋지만  성실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 거대한 오일파이프 앞에서 찍었다. (4) 이 이사장이 탔던 세도나 풍선의 모습.

(3) 거대한 오일파이프 앞에서 찍었다. (4) 이 이사장이 탔던 세도나 풍선의 모습.

몇 년전 그가 80세가 넘어서 매각 오퍼를 많이 받은 적이 있었다고 전한다. 그 당시 젊은 CEO를 영입할지, 매각할지 고민했었는데 큰 아들 제임스가 승계하기로 스스로 결심해 기뻤다고 말했다.  
 
한편 이제까지 3명의 보스를 만났고 매 순간 그들의 장점만을 배워 발전했다. 그 3명의 보스가 항상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3번째 보스는 나중에 회사가 성장했을 때 은퇴한 그를 초빙해 프레지던트로 3년간 모셨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중2때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는데 그것들 모두를 실현시켰다"며 "앞만 보고 뛰었지만 크게 후회하는 일도 없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는 "큰 세계관을 갖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메리칸 드림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 상대 상학과 58학번으로 1966년 미국 유학 길에 올라 USC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MBA 취득 후 공대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를 받은 특이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그는 특수 마이크로 필름과 고속현상기계 제조에 특화돼 있는 기계 제작 회사 '휴스턴 피어리스'를 인수해 '휴스턴 피어리스 76'를 설립했다. 원래 이 회사는 1930년대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가 설립했으나 1970년대 부실화돼 매물로 나온 것을 이 이사장이 근무하다가 소액 투자로 인수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한편 그의 자서전 '성실'은 한인타운 반디서점(213-739-8107)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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