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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법원 정신치료 명령 효과 없다

인권·자금부족·시스템 문제로
뉴욕주 '켄드라 법' 유명무실
5년간 폭력 행위 380여건

정신질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시민들의 안전도 동시에 보장하기 위한 법인 '켄드라 법'(Kendra's Law)이 뉴욕시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99년 뉴욕주에서 발효된 켄드라 법은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공동체로부터 격리되지 않는 대신, 정기적으로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게 하도록 법원에서 명령을 내려 외래 치료를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1일 뉴욕타임스(NYT) 조사에 따르면, 켄드라 법 명령에 따라 정신질환 치료 명령을 받은 이들이 지난 5년간 폭력 행위를 저지른 건수는 380건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전철에서 선로로 사람을 밀치거나, 길을 가던 다른 시민을 폭행하거나 찌르는 등의 폭력 행위가 대부분이었으며 그 중 3분의 1 이상이 뉴욕시에서 발생했다.  
 
켄드라 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피해를 입은 것은 선량한 시민뿐만이 아니었다. 주정부 기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정신질환 치료 명령을 법원으로부터 받았지만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결국 목숨을 끊은 이들은 90명에 달했다.
 
NYT는 켄드라 법 이행이 제대로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정신질환자 인권 문제를 둔 논란 ▶정신질환 치료 서비스 제공업체의 인력과 자금 부족 ▶켄드라 법 명령이 내려진 이들에 대한 관리 부족 등을 들었다.  
 
뉴욕주는 현재 켄드라 법 명령을 받은 약 3800명의 정신질환자를 지원하기 위해 연간 약 2900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NYT는 "뉴욕주에서 교도소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지출하는 비용의 1% 미만"이라며 부족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시민단체 등이 '정신질환자가 치료를 받지 않을 권리도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의료서비스 제공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치료 명령을 받고도 사라졌거나, 처방된 약을 복용하지 않는 이들을 비자발적으로 입원시키는 것을 의료기관들이 꺼리고 있다"며 "2020년 뉴욕시에서 켄드라 법을 적용하려는 시도 중 40%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주정부에서 관련 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시스템적 문제도 있다. NYT는 "정신질환 치료 명령을 받은 노숙자 등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데도, 특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처음 법 시행 당시보다 오히려 후퇴했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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