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냉장고 부품 결함 또 피소…컴프레서 잦은 고장 집단소송
"3년 쓴 뒤 멈춰…사기" 주장
신품 2000불 수리비가 1500불
연방법원 가주중부지법에 따르면 폴 고씨를 비롯한 미란다 사차린, 주디스 맥도널 등 소비자 8명은 LG전자 미국 법인, LG전자의 컴프레서를 탑재한 켄모어 냉장고 제조사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LG가 제작한 리니어 컴프레서의 잦은 결함으로 인해 냉장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각종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소장에서는 “LG전자가 판매하는 냉장고는 짧게는 24개월 길게는 36개월 정도 쓰면 고장난다”며 “보증수리를 신청해도 설치 비용을 청구하거나 결함이 있는 컴프레서로 다시 교체해 고장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소송을 맡은 아자르 모우자리 변호사(베벌리힐스 트라이얼 어터니)는 “우리는 이 문제를 ‘사기(fraud)’ 사건으로 보고 있다”며 “LG 측은 무슨 문제인지 모른다고 하지만 그들은 이 문제를 10년 넘게 알고 있었고 문제를 해결할 기회도 여러 번 있었다”고 주장했다.
NBC뉴스도 19일 이 문제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소비자들은 고가의 냉장고 컴프레서가 몇 달 또는 몇 년 안에 망가진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LG 컴프레서가 장착된 켄모어 냉장고를 구입한 자넷 모저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리니어 컴프레서는) 마치 시한폭탄과 같다”며 “새 냉장고 가격이 2000달러인데 냉장고 수리비가 1500달러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LG전자는 리니어 컴프레서가 세계 최초로 20년 수명을 인증받았다고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LG측 광고와 달리 컴프레서 문제를 지적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마일모아, 미씨USA등 미주 지역 한인 포털 사이트 등에도 LG 컴프레서 고장으로 인한 불만을 적은 게시물은 수십 개에 이른다.
LA지역 냉장고 수리 기술자인 존 정 사장은 “4~5년 전부터 LG가 만든 컴프레서 문제에 대한 수리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며 “수리비는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200달러 정도로 비싸다”고 말했다.
현재 LG전자 미국법인측은 이번 소송과 관련,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LG전자 미국법인은 최근에도 냉장고 결함 문제로 피소됐었다. 〈본지 7월20일자 A-3면〉
당시 가주 지역 한 소비자가 제빙기 등의 기능을 갖춘 LG 냉장고(모델명 LRSOS2706S)를 샀지만, 2개월 뒤 고장이 났다는 주장이었다. LG측 기술자가 수리해도 결함 문제가 반복되면서 결국 소송이 제기됐었다.
한편, LG전자측은 지난 2020년에도 컴프레서 문제로 제기된 집단소송에서 이미 한차례 소비자들과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한인 에이미 박 변호사는 “160만대의 LG냉장고에 컴프레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LG미국법인 존 테일러 수석부사장은 “냉장고의 결함은 없으며 어떠한 결함 내용도 부인하지만, 추가 소송 비용을 방지하고 고객 만족을 위해 합의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보상 범위에 해당하는 모델은 2014~2017년 사이에 제조된 것으로 LG컴프레서가 탑재된 냉장고였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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