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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 미술계 사로잡은 '캘리포니아 일월오봉도'

아트 샌디에이고 우수작품상
한국화가 박시현씨가 수상
친숙함 모은 새로움 '뷔자 데'
이민자 뿌리·적응 공감 불러

지난 11월 열린 '아트 샌디에이고'에서 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박시현 작가(왼쪽)와 수상자인 린다 마리아노 레드우드 아트그룹 디렉터. [박시현 작가 제공]

지난 11월 열린 '아트 샌디에이고'에서 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박시현 작가(왼쪽)와 수상자인 린다 마리아노 레드우드 아트그룹 디렉터. [박시현 작가 제공]

샌디에이고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시현 작가가 지난달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아트 샌디에이고(Art San Diego) 2023'에서 영광의 '우수작품상(Excellence of Award)'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통 민화 일월오봉도를 새롭게 해석한 '일월오봉도-CA' 작품.

전통 민화 일월오봉도를 새롭게 해석한 '일월오봉도-CA' 작품.

박 작가는 이번 아트 샌디에이고에서 동서양을 아우르는 시각과 경험을 작품에 잘 녹여 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평론가들로부터도 큰 호평을 받았다. 박 작가가 출품한 작품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민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홍대 동양화과와 디자인 대학원을 거쳐 디자이너이자 작가로 활동하다가 캘리포니아로 건너온 지 9년째인 박 작가는, 이곳에서 정착하면서 민화가 담아 온 '상징성'과 '소원', '행복' 등의  또 다른 표현을 탐구하던 중 우리의 민화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두 문화의 익숙한 것들이 융합해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것인데  한 마디로 박 작가가 추구해 온 '뷔자 데 (Vuja De)'의 산물이다. 즉, '어디서 본듯한' 기시감으로 번역되는 '데자 뷔(Deja Vu)'와 반대로 '뷔자 데'는 이미 친숙하지만 마치 처음보는 것 같은 새로운 느낌,  늘 존재하던 것들로 부터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는 창의적인 관점이다.
 
예컨대, 우리 민화 '책거리'에는 주로 양반의 사랑방에 있는 물건이나 책, 골동품이 소재가 된다. 또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그리고 다섯 봉우리의 산을 그린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병풍그림이다. 박 작가의 민화에는 한국적인 기본 요소와 더불어 캘리포니아의 '그리즐리 베어'나 '사막', '선인장', 그리고 '팜트리'나 '파피꽃'이 놀랄 만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사막 한가운데 이글이글 타는 듯한 태양의 붉은 색을 배경으로 해와 달과 산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선인장과 함께 배치돼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림 속의 소재들이 다분히 이질적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생뚱맞지 않고 오히려 잘 어울린다. 마치 뿌리를 잊지 않은 채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며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박 작가는 "2015년 샌디에이고로 이주해 민화를 그리며 나만의 시각과 경험을 접목하고 싶었다.  동양화를 공부하고 민화를 그리며 미국 서부에 살고있는 한국 화가가 그릴 수 있는 그림은 무엇일까, 내가 '나'이기 때문에 볼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진정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작품의 의도를 설명했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20여 작품을 출품했고 2점은 즉석에서 고가에 판매됐다. 후문에 의하면 박 작가의 부스는 일반 관람객들뿐 아니라 동료 아티스트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웃 작가들은 지나치는 관람객들을 이끌고 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 "동양적이며 섬세하면서도 사실적이며 독특하다"고 앞다퉈 소개하고 전통 한지와 가루 물감의 기법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박 작가는  "내년에는 샌디에이고에서 개인전이 열리고 LA, 시애틀에서 열리는 아트페어가 연달아 계획돼 있다. 물질적인 상징뿐 아니라 문화나 의식 등 비물질적인 상징들을 접목해 더욱더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세한 정보: 박시현 작가 웹사이트( www.sihyeonpark.com)/ 인스타그램(@artist_sihyeonpark)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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